학내가 대동제 분위기로 활기를 띤다. 정문과 스포츠 스트립 주변에는 총학생회가 준비한 대동제 행사 ‘껍데기는 가라’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가 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각 건물 앞·학내 곳곳에 마련된 장터는 학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학교 측에서도 5월 내내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창립 122주년을 맞아 31일(토) 대강당에서 진행되는 ‘122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각 기관·학과에서 준비하는 행사, 학술 및 연구 발표, 전시와 공연 등이 풍성하다.


그러나 축제 분위기로 들뜬 한 편에서는 크게 하나가 되어야 할 ‘대동’의 의미가 무색할 만큼 엇갈린 견해로 멍들고 있다. 총학생회장은 23일(금) 기준, 10일째 탈수를 방지하기 위한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무기한 단식투쟁 중이다. 총학이 요구하는 것은  총장과의 직접 교섭·학생처장 퇴진·자치활동 탄압에 대한 학교의 사과였다. 또 22일(목)에는 불미스러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장을 직접 만나고자 행사장을 찾은 부총학생회장이 해당 건물 경비아저씨에게 폭행·폭언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상황과 원인이 어찌 되었든 간에 학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고싶지 않은 소식이다.   


이러한 총학과 학과 측의 대립상황은 올해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현재 총학생회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총장과의 교섭은 전 신인령 총장 시절 간담회 형식으로 성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신인령 전 총장이 머무른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결국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것은 물론, 학내 사안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전혀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총학의 남은 임기 동안 총학과 학교 측의 직접 교섭이 이뤄진다 해도 그 결과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양측의 의견차가 워낙 현격해 해결방안을 놓고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고 만남 자체가 아무 의미없이 끝나버릴 가능성도 크다. 더불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는 총학·학교 측 모두에게 적잖은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껏 학교 측은 총학생회와 의견 차를 보이는 경우가 생기면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 대화를 통한 이해를 찾기 보다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총학 역시 학교 측이 납득할 만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내 놓아 합의점을 도출해 가야할 것이다. ‘이화인’을 위한 총학·학교의 노력이 더이상 발전없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멈추고 ‘이화인’위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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