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소스’하면 ‘마요네즈’, ‘마요네즈’하면 ‘소스’라고 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소스가 바로 마요네즈 소스다. 마요네즈는 이처럼 널리 알려진 단어지만, 이 단어가 불어라는 사실, 또 이 단어가 도시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단어의 유래는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Spanish War of Succession)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쟁은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의 마지막 스페인 왕 카를로스 2세가 후사 없이 죽은 뒤 스페인 왕위계승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전쟁으로 1701년에 시작해서 1714년에 종료된 전쟁이다. 이 전쟁의 결과, 루이 14세의 손자인 앙주 공작 필립(Philippe)은 스페인 왕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은 식민지 영토를 잃고 세력이 위축되었다. 그때 영국에게 빼앗긴 땅 중 하나가 서 지중해 마노르카(Minorca) 섬이다.


50여년이 지난 1756년 프랑스 군은 이 섬을 공격하여 다시 되찾았다. 이 승리를 이끈 히슐리외 공작(Duc de Richelieu)은 본래 미식가였는데, 전쟁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했다. 뭔가 먹을 만한 것을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군대 식량은 이미 동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요리사들은 그들의 사령관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장 가까운 민가를 습격하여 그 부엌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모두 큰 사발에 담았다. 그 때 요리사들이 준비한 음식은 히슐리외가 먹어 본 그 어느 음식보다도 맛이 있었다.


이 이야기가 빠리에 전해지자 사람들은 미노르카 섬의 수도였던 마혼(Mahon)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때 한 프랑스 주방장이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그는 음식 맛을 돋울 수 있는 재료들을 섞어서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고, 그 소스를 ‘마호네즈 소스’라고 소개하였다. 처음에는 ‘마혼의’라는 뜻으로 마호네즈(mahonnaise)라고 하다가 1807년 경에 오늘날처럼 ‘마요네즈’(mayonnaise)가 되었고, 1841년 경에 영어로 들어갔다.


장한업 교수 (불어불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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