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의 피임 등 생식건강지식수준은 매우 낮았다. 성지식수준을 나타내는 생식건강지수는 100점 만점에 53.7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피임 등 실질적인 성 지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이경혜 교수(간호과학과)는 “학생들의 성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며 “알고 있는 경우에도 단편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지식부족이 질병으로 이어져 병원을 찾는 학생도 있다. 미혼여성전문병원 ‘리즈’류진희 원장은 “잘못된 피임방법으로 질 또는 외음부에 상처를 입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임방법을 몰라 병원을 찾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며 “중·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웠던 배란주기를 따지는 원론적인 성교육이 아닌 피임방법·성병 등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학교 내에서 실생활에 대한 성교육은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대학보건센터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은 한 학기 한번 또는 1년 1회에 그치고 있다. 작년 12월 대학생 생식지식수준 증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캠퍼스생식건강증진센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홍보부족으로 많은 학생들이 센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양성평등센터에서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한 학기 한 두 차례 특강과 온라인강의로 실시하고 있다.


‘성문화연구’, ‘가족간호’ 등의 수업에서는 피임방법 등 성에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성교육 중심 강의가 아니란 점과 학점이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한이 있다. 이현정(국교·06)씨는 “성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학생들이 많다”며 “콘돔사용방법 등의 성에관한 실질적인 지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교육이 부족하다보니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에 의존하는 학생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성지식에 대해 묻거나 피임방법·성병 감염여부 등에 대해 상담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이에 대한 답글이 오간다.


수학교육과 ㄱ씨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천혜영(국교·06)씨 역시 “성지식에 관해서는 또래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경혜교수는 “인터넷에서는 콘돔이 필요하지 않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있다”며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스스로 성지식 부족에 문제점을 느끼기도 한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는 2007학년도 새터에서 신입들에게 콘돔사용방법 등의 성교육을 진행했다. 백연경 07학년도 사회과학 부대표는 “순결을 지키라는 식의 성교육만 받은 새내기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주고자 했다”며 “처음엔 모두 쑥스러워 했지만 실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성행위 후 임신과 성병 등의 두려움에 떠는 경우가 있다”며 “성폭행예방과 같은 교육은 물론 실질적인 성교육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외국대학의 보건소에서는 콘돔을 비치해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애란 기자 rkddofks@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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