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과 개설 교양강좌는 자리가 없어서 듣지 못하는 학생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서양미술의 이해’·‘동양미술의 이해’·‘여성과 예술’·‘한국미술사’·‘현대미술사’가 바로 이화인의 사랑을 받는 과목들이다. 매학기 수강 신청이 끝나면 과목마다 5명∼30명 정도가 추가로 수강을 요청할 정도다. 유리나(간호·06)씨는 “서양미술의 이해는 계절학기 때도 수강신청이 치열해 빨리 마감됐다”며 “수강신청 시간이 되자마자 클릭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서양미술의 이해’는 현재 2개의 분반에 각각 222명·202명이 수강하고 있다. ‘여성과 예술’의 수강생은 209명·‘한국미술사’는 194명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학생들에게 미술사학 교양은 고리타분한 공부가 아니다. 일부 학생들은 여행 전·후 예술품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강의를 듣는다. 최예원(경제·07)씨는 “작년 유럽여행을 하는 동안 예술 작품들을 잘 몰라서 아쉬웠다”며 “여행 때 봤던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강의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술대학 학생에게는 전공지식을 넓히는 창구다. 박은완(섬유예술·06)씨는 “미대생이지만 그림이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미술 교양 수강지침’도 전해지고 있다. 박은완씨는 “‘한국미술사­서양미술사­현대미술사’를 순서대로 들으면 과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며 “다음 학기에는 현대미술사를 수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은진 교수(미술사학과)는 “서양미술은 ‘서양미술의 이해­현대미술사­여성예술’을 순서대로 듣는 것이 시대순으로 연결되고 범위도 좁아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양 수준을 넘어 ‘미술사학’을 부·복수전공으로 삼는 학생도 많다. 현재 미술사학 복수전공자는 214명·부전공자는 131명(2008년 5월 13일 기준)이다.


학적과는 “전공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부·복수 전공자가 많은 편이다”라고 밝혔다.


미술사학 연계전공으로 인정되는 과목도 인기다. 미술사학 연계전공 과목으로 인정되는 불어불문학과(불문과)와 독어독문학과(독문과)의 예술관련 수업은 타과생이 절반이다. 두 과목은 타과생을 위해 한글 텍스트나 번역본이 있는 책을 이용한다.


불문과의 ‘프랑스예술’은 2007학년도 2학기에 개설돼 총 60명 정원으로 진행됐다. 회화판화·조소·한국화 등 조형대학생, 철학과 학생 등이 수강생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강의를 맡은 김용숙 교수는 “시청각 예술자료를 이용한 수업이어서 텍스트만을 통한 공부보다 흥미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문과 전공과목인 ‘독일표현주의 문학과 예술’ 역시 인문대 타과생과 조형대 학생이 절반이다. 이들은 표현주의 회화·건축·음악 등에 대해 배운다. 김설희(작곡·04)씨는 “예술경영을 생각하면서 미술에 관심이 생겼고, ‘여성과 예술’·‘세계와 상징’을 들으며 미술사학을 연계전공하기로 결정했다”며 “독일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번역본이 제공돼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미술사학 사랑은 대학원 진학으로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임민영(서양미술사석사과정·06)씨는 “학부 4학년 때는 그동안 수업내용을 정리하며 미술사학 대학원의 구술면접 대비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술사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김홍남 교수(미술사학과)는 “문화·예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은데다 미술 분야 직업이 장래성이 있어 선망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큐레이터 등 예술 관련 직업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실무에 필요한 학문인 ‘미술사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희 기자 jeojh0502@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