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월) ECC가 개장했다. 하지만 학생과 직원들은 ECC 내 상업시설이 모두 확정될 때까지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 개강 후 학생회는 학내 상업시설 반대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문의 구조물 역시 1년10개월 동안 건축, 철거, 재건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학생 대표인 총학생회장은 이에 대해 "전혀 알고 있는 사실이 없었다"고 답했다. 

학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이화 구성원 각 주체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우리학교 각 사안에 대해 의결권을 가지는 기구는 교무회의다. 그리고 그 최종 결정권은 총장이 갖게 된다. 따라서 결정권을 가진 집단의 구성원은 모두 '교수' 신분인 것이다.

다양한 주체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본사 기자의 질문에 학교 측은 "실무단계에서 교직원, 학생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의사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학생과 직원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또한 현재 우리학교는 대학 의사결정에 관한 법제 정비와 관련해 교수?학생?교직원이 모두 참여한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평의원회는 구성 논의 만 1년 2개월 째 되고 있다.     

작년 2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현행 대학의사 결정구조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대학의사결정구조의 문제점은 국가 또는 법인의 지나친 관여(42.9%, 130명), 교수회의 법적 지위 미확립(32.7%, 99명), 총장 중심의 운영체제(22.4%, 6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5.61%] 

이와 함께 교총은 사립대학 의사결정구조 개선 방안으로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법시행령의 재개정을 통한 사립대학 평의원회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개선, 사립대학의 의사결정과정에 구성원의 다양한 참여 확대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현재 우리학교는 교육의 질 향상, 세계화 시대를 겨냥한 국제경쟁력 향상, 학교발전을 위한 재정 확충, 연구력 강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렇듯 논의할 사안의 양이 방대하고, 복잡해질수록 해당집단은 문제해결의 효율성을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효율성만을 최선으로 여기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정작 구성원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요한 문제를 놓치게 될 우려가 있다. 학교는 특정 집단이 아닌 다양한 주체가 모여 생각을 나누고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공동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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