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를 떠나도 내 연구 활동은 '현재 진행 중'
이화를 떠나도 내 연구 활동은 '현재 진행 중'
  • 이지혜 기자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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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안 정들었던 이화 떠나는 유임수 퇴임교수(경제학과) 인터뷰

연구실에 들어서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빈 책상과 책꽂이만이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했다. 연구실 곳곳에 천장까지 닿을 듯 수북이 쌓여 있던 경제 신문 스크랩 자료들과, 책꽂이를 가득 메웠던 책들은 더는 볼 수 없었다.

경제학과가 처음 생긴 1981년부터 27년 동안 이화와 동고동락해오다 올해 정년퇴임을 하는 유임수 교수(경제학과)를 만났다.

지금의 경제학과를 만든 초대 교수인 그는 경제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유 교수는 현재의 경제학과에 대해 “설립 된 지 약 30년 만에 발전을 거듭해 사회과학 분야의 기초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재직하는 동안 학과가 균형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것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27년 동안 경제학과가 배출한 졸업생들을 모두 지켜본 그는 졸업생 이야기가 나오자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제학과 졸업생들이 많다”며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을 보면 매우 흐뭇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학과에 재직하고 있는 차은영, 이명휘, 김윤경 교수는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학생이기도 하다.

경제학과뿐만 아니라 이화의 모든 학생들도 그의 자랑거리다.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보면서 유임수 교수의 자부심은 한없이 커져갔다.

그는 “이화의 힘은 외국에 나가면 더 잘 알 수 있다”며 “외국을 나갈 때마다 이대 졸업생들이 이화에서 배운 지식과 정신을 실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미안한 마음에 퇴임 때까지 가슴 속 짐이 되는 제자도 있다. 신 군사정부 시절, 대학은 총 정원의 30%를 추가로 모집해야 했다. 그러나 엄격한 졸업 정원제 때문에 전체 입학생 중 낙제를 3번 받은 약 30%의 학생들은 졸업을 하지 못했다. 유 교수는 “비극적인 시대적 상황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를 떠나야만 했던 학생들에게 아직도 미안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학교를 떠나며 이화인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공 공부도 중요하지만 현실사회에 대한 안목을 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인간의 가치를 폭넓게 배우기 위해 인접과학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타 학문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경제 지식을 배워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그에게 정년퇴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다. 퇴임 이후에도 외국 대학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경제학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을 세웠다. 27년 동안의 노력과 열정이 깃든 학교를 이제는 떠나야 하는 유임수 교수. 그러나 그의 연구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현재 진행 중’일 것이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