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의 연기열정 80세까지
19세의 연기열정 80세까지
  • 조정희 기자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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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박정자(언홍영, 04년 명예졸업) 씨 인터뷰

무대에서 내려온 직후라, 그는 자취 빛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배역을 위해 염색한 노란빛이 감도는 밝은 갈색 파마머리에는 꽃 모양의 작은 핀이 꽂혀있었다. 19세 청년과 사랑에 빠진 여든 살 할머니 ‘모드’를 연기하고 있는 박정자씨(언홍영·04년 명예졸업)를 예술의 전당에서 만났다. 

그가 뮤지컬 ‘19 그리고 80’에서 연기하고 있는 ‘모드’는 세상이 만들어낸 룰에 얽매이지 않는 ‘유기농 할머니’다. 그는 올해로 4번째 '모드'를 연기하게 됐다. 올해 '19 그리고 80'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연극이었던 작품이 뮤지컬이 된 것이다.

“모드의 노래를 찾아가고 있어” 그는 뮤지컬에서도 사랑스러운 할머니 ‘모드’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66세의 나이로 두 시간 반짜리 뮤지컬에 출연한다는 것이 힘들 법도 하지만 한약을 지어 먹고 발목에 침을 맞아가며 열정적으로 연기한다.  그는“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동안 무대 뒤에서 보고 웃기도 하고 즐거운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무대에 선 그는 더 이상 젊고 매력적인 여배우가 아니다. 그러나 빛나는 눈빛과 섬세한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은 관객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는 대학 재학때부터 연극부에서 활동했고, 64세가 된  지금까지도 무대 위의 그는 열정 그 자체다. “45년 동안 무대라는 엄격한 공간이 나에게 명령하고 난 순종할 뿐이지”

그는 80세까지 ‘19 그리고 80’을 연극 혹은 뮤지컬로 2년에 한 번씩 공연할 예정이다. 이렇게 앞으로의 활로까지 정했을 정도로 ‘모드’에 대한 그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가 80세가 됐을 때 이상형으로 삼고 있는 것도 바로 지금 연기하고 있는 할머니 ‘모드’다. '모드처럼 자신이 잘났다고 내세우지 않고, 남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유기농으로 살고 싶어” 늙는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차게 달려가는 그의 인생, 다음 장이 기대된다.

조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