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강신청기간 학적과 스케치 >

모니터에 수강신청 창을 띄워놓은 이화인의 얼굴에는 자못 비장한 표정이 감돈다. 시계 침이 정각을 가리키자, 크게 심호흡 한 번 그리고 클릭! 이 순간 수강신청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학적과 직원들도 학생들과 똑같이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3학년(3~4학기 이수자)과 새내기 08학번 수강신청일인 12일(화)·20일(수) 학적과를 찾아가 봤다. 

수강신청기간 동안 학적과에는 문의전화가 폭주한다. 12일(화) 수강신청을 시작한 오후1시부터 30분간 27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1분에 1통 꼴이다. 신입생 수강신청 시간에는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다른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쁘다.

학적과 김영상씨는 오른쪽 어깨와 귀 사이에 수화기를 낀 불편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 그는 오른손으로 펜과 마우스를 함께 쥐고 움직였다. 학적과 김수진씨는 빠른 안내를 위해  모니터에 단대 행정실의 번호를 붙여 놓기도 했다.

수강신청기간이면 직원들은 미숙한 신입생들에게 ‘시간표 가이드’가 된다. 신입생들은 ‘듣고 싶은 과목의 수강인원이 다 찼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이 강의를 신청하지 못했는데 빈 시간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 기본적인 내용을 묻는다. 이때마다 학적과 직원들은 시간표 짜는 법을 간단하게 알려주거나 “수강신청 기간은 내일까지고, 수강변경기간도 있으니 그때를 노려보세요”라고 말해준다. 마치 학생이 앞에 있는 듯 종합시간표를 펴놓고 손가락으로 톡톡 가리키면서 설명하는 직원도 있다.

수강신청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비단 신입생뿐만이 아니다. 3학년 수강신청을 시작한 지 약 8분 후 학적과 김수진씨에게 ‘로그인이 안된다’는 학생의 전화가 걸려왔다. “5학기 이수자인데 제시간 로그인을 못했고 지금도 수강신청이 안된다”는 학생에게 김씨는 “5학기 이수자는 오늘 아침9시에 신청하는 것이 맞다”며 “오전에 전화했으면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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