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대학 김영의홀의 열린 문틈으로 풍부한 관현악 선율과 감미로운 바리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금빛 의상을 입은 타미노 왕자가 노래를 마치자 검은색과 자색, 푸른색이 어우러진 드레스를 입은 밤의 여왕이 중후하게 등장했다.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을 머금은 드레스는 여왕이 분노와 슬픔을 오가며 격정적으로 움직일 때마다 물결치며 반짝였다.
  8일(목)∼10일(토) 음악대학 김영의홀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의 막이 오른다. 140여 명의 출연진과 스텝들은 올해 1월부터 공연준비를 해왔다. 4월29일(화) 오후6시, 리허설이 한창인 김영의홀을 찾았다.
  무대 위에서는 밤의 여왕과 파미나 공주가 노래를 부르며 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파미나, 앉아봐. 좀 더 가까이 오고.” 음악이 멈추고, 연출가 정선영(성악·91년졸)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녀가 배우의 동선을 바로 잡아주며 외쳤다. “아리아, 다시!” 노래와 연주가 다시 시작됐다.
  오케스트라는 무대 아래에서 연주를 했다. 이택주 교수(관현악과)의 지휘봉이 움직일 때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시시각각 변했다. 김영의홀의 좌석 수는 총 666석이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30여 석의 의자를 치우고 무대 밑에 오케스트라의 자리를 만들었다.
  무대 뒤쪽에서는 스텝들이 소품을 점검하고 갈아입을 의상을 챙기는 등 분주하게 다녔다. 배우들은 무대 뒤편을 돌아다니며 발성 연습을 했다.
  의상실 입구에서는 파미나 공주가 입을 치마 수선이 한창이었다. 걸을 때마다 하얀 속치마가 보였던 것. 의상과 코디를 담당한 남예지씨는 “과거 공연에서 쓰인 의상들을 이번 공연을 위해 수선하거나 새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의상 팀의 맞은편 테이블 위에는 밧줄과 피리, 칼과 지팡이 등 무대에서 쓰인 소품들이 있었다. 소품진행을 맡은 오현민(성악·07)씨는 “장면별로 필요한 소품이 적힌 리스트가 있어서 대본을 보면서 필요한 곳에 미리 준비를 해 둔다”고 했다.
  어느덧 짧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밤의 여왕 역을 맡은 정지원(성악·05)씨가 무대에 등장해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르기 시작했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 그녀가 높은음의 기교를 선보일 때마다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의 옷은 화려하고 장식이 많았다. 불편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정씨는 “옷을 입고 노래를 하면 느낌이 살고 집중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노래와 연기 병행이 어렵다”면서도 “적응되고 나니 연기가 노래하는 것을 도와주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에 출연하는 여자 배우들은 작년 11월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됐다. 남자 배우들은 서울대, 연세대, 추계예대에서 교수 추천을 받았다. 타미노 왕자 역을 맡은 연세대 김성결(성악·03)씨는 “참가하는 남학생들 모두가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캐스팅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파미나 공주 역의 김소희(성악·05)씨는 “방학 내내 나와서 밤 10시 반까지 매일 연습 했다”라면서 “학교 대표로 공연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윤명자 교수(성악과)는 “학생들이 많이 노력했고 작품 자체도 재밌으니 큰 기대를 하고 보러 와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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