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페로 인터뷰

 우리 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거대한 ‘캠퍼스 계곡’ ECC(Ewha Campus Complex)와 마주치게 된다.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55)가 설계한 ECC는 학교로 통하는 길이자 강의실    이며 만남의 장소이자 공원이다. 2005년 5월에 공사를 시작한 지 약 3년 만에 그가 설계한 공원 같은 대학 교정 프로젝트가 마무리 됐다. ECC 봉헌식을 위해 우리 학교에 방문한 도미니크 페로씨를 30일(수) ECC의 한 라운지에서 만났다.

△ECC가 완공된 소감이 어떠십니까?
저는 매우 행복합니다. 제가 설계한 ECC가 이화 여대의 입구가 됐어요. 학교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ECC를 보게 돼 아주 기쁘군요. 학생들이 ECC를 거쳐 캠퍼스를 오가고,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ECC 지상 공원에서 산책 하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러워 보여요. 완공된 결과에 만족합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ECC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도미니크 페로씨의 설계 도면과 달리 건축 과정에서 ECC 구조가 변경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처음에는 ECC 지상 공원에 다리를 놓아 ECC 양쪽을 지상에서 오고 갈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했어요. 하지만 안정상의 이유로 다리를 없애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다리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 ECC 지상 공원이나 광장의 모습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 외에는 ECC 설계 디자인에 변경된 것은 없습니다.

△ECC는 다른 건물에 비해서 창문·복도·계단 등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학생들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ECC가 이화여대의 중심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존의 대학 캠퍼스가 인문학·화학·수학 등 각각의 단과대 건물로 나누어져 있는 것과 달리, ECC는 모든 사람들이 이 곳에서 일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 마디로 이화여대의 교점입니다. 공간과 계단이 많아 처음에는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화여대 학생들 그리고 ECC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이 곧 익숙해 질 것입니다.
ECC는 여러분 모두의 공간입니다. ECC는 단순한 ‘건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이자 정원입니다. 창문이 많은 것은 창문을 통해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여러분들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그리고 ECC에 들어오는 밝은 빛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졌으면 하는 의도에서 창문을 크게 구상했던 것입니다. ECC 안으로 지금 스며드는 빛들이 보이지 않으세요?

△ 치마를 즐겨 입는 여학생들은 ECC 내부 계단 사이 사이가 뚫려 있어 불편을 겪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생들이 그러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물론 이용하는 여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할 수 있을 거예요. 여학생들의 걱정과 불안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사실 제가 계단 밑에서 무언가 보려고 시도도 해 봤어요. 계단을 오를 때 걸음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평상시대로 걸으신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화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CC 작업을 하면서 이화여대와 4년 동안 일 했습니다. 이화여대와 처음 만난 그 당시의 느낌과 기억을 지금 정확히 회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군요. 하지만 이화여대에 대해 제가 가지는 좋은 느낌은 지금까지도 여전합니다. ECC가 이화여대의 중심으로 마치 거미 다리처럼 이곳 저곳으로 이어져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미니크 페로 이력
△현 도미니크 페로 아키텍처 최고 경영자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2003)
△독일 베를린 올림픽 자전거 경기장·수영장(2002)
△프랑스건축가 협회 회장 역임(1998~2001)
△1996년 프랑스 국가 건축상 수상(1996)
△프랑스 국립 도서관(1995)

 

 

이유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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