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전기사용요금 25억 넘어...

 수업이 끝난 텅 빈 강의실에 환하게 형광등과 컴퓨터가 켜져있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지만 영상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작동하고 있다. 1일(월) 6시30분~7시30분 사이 본지가 이화·포스코관(포관) 강의실과 세미나실의 에너지절약실태를 조사한 모습이다. 조사결과 포관의 강의실(5명 이하 이용)과 세미나실의 75%가 형광등이 켜져 있었다. 컴퓨터도 대부분이 화면보호기가 작동되는 상태로 켜져 있었다. 200명 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대형강의실에 학생 한명 또는 두 세 명만이 공부를 하거나 스터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강의실의 마지막 수업이 끝나면 형광등,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전원을 학생들이 끄고 가는 것이 기본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포관 강의동 경비원 박호경씨는 “오후 10시에 순찰을 돌다보면 빈 강의실에 형광등이 그대로 켜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전기절약 차원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강의실 사용 후 소등하면 좋겠지만 제대로 되지 않아 순찰 시 소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설과 자료에 따르면 2007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우리학교의 1년간 전기사용량은 약3천200만KW/h다. 이는 온실가스 발생량으로 환산했을 때 CO2 1428만Kg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냉방기를 사용하는 여름철 전기 사용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사용량(2007년 기준)이 가장 많은 8월은 5월보다 전력량이 75만KW/h 더 많고, 사용요금도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3년간 전기 사용량은 매년 4천만KW/h정도 증가했다. 우리학교의 2005년 전기사용량은 약 2천680만KW/h, 2006년 3천만KW/h, 2007년 3천400만KW/h이다. 전기사용량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냉·난방기 사용이다. 시설과 노정호씨는 “매년 냉·난방기의 가동시기가 빨라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기자재나 장비증가 또한 전력 사용량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아름(보교06)씨는 "학내 전기 사용량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앞으로는 학내에서도 전기절약하는데 신경을 쓰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우리학교의 에너지 총사용량은 국내 각 기관·단체 190개 중 59위, 24개의 대학교 중 10위에 해당한다. 우리학교 에너지 총 사용량은 국내 각 기관 단체 중 1위를 차지한 인천국제공항의 총에너지 사용량 18349TOE의 18.34%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없어도 계속 켜져 있는 컴퓨터처럼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전기흡혈귀라고도 불린다. 에너지경제연구소 노동석 연구위원은 “컴퓨터의 절전모드·절전기·움직임이 없으면 전기가 차단되는 자동센서 등을 통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 본체에 절전모드 설정할 경우는 미설정시 소비전력 50W를 10W이하로, 모니터는 40W를 2W이하로 절약할 수 있다. 멀티탭, 플러그 등의 절전제어장치는 전기기구들을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자동으로 끄거나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장치다. 이 멀티탭을 사용하면 대기전력을 1W이하로 차단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 이외에도 이화인들의 작은 실천으로 전력낭비를 막을 수 있다. 수업이 끝난 교실은 교실을 나오는 마지막 학생이 형광등을 끄도록 하고, 소수의 인원이 대형강의실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방법이다. 환경동아리 이큐브 이혜선 회장은 “우리 학교 대부분의 건물에 있는 컴퓨터가 두꺼비집을 내려 전력차단을 하지 않는 이상 계속 켜있어서 안타깝다”며 “강의실을 사용한 후에는 꼭 컴퓨터 전원과 불을 끄고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대학 자체적으로 환경규제를 만들어 시행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일본 교토대학은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있다. 교토대는 4월부터 에너지 사용량에 비례한 '학내 환경세'를 도입한다. 교토대는 작년 4월부터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목표를 2%로 설정, 전기·가스 사용량 줄이기, 공조기·조명시설 교체 등을 검토해왔다. 학내환경세로 소비전력량 1kW당 0.5엔, 도시가스 1㎥당 1.5엔, 수도세도 1㎥당 10엔이 부과돼 2009년도 예산에서 삭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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