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린(margarine) : 진주색과 같아서 만든 말
마가린(margarine) : 진주색과 같아서 만든 말
  • 이대학보
  • 승인 200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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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투스(Herodotus)가 스키타이 사람들의 기벽(奇癖)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는 버터는 인도, 이란, 그리고 북부 유럽에서 고대 그리스나 로마 이전부터 만들어 먹었다. R. Brasch(1983:20)에 의하면, 인간이 버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낙타 덕분이다. 장거리 여행을 하는 낙타꾼들은 먹을 우유를 가죽으로 만든 자루 속에다 넣어 다녔는데, 낙타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는 그 우유를 시큼한 버터로 만들었던 버렸다.

그런데 버터는 본래 부자들의 음식이었다. 우유 100 킬로그램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버터는 고작 4.5 킬로그램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또 버터는 그리 오래 보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해군이나 선원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프랑스의 나뽈레옹 3세는 1869년 이 두 가지의 단점을 해결해 보고자 천연버터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버터를 공모하였다. 그는 배를 타고 다니는 해군이나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빈민층을 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자극적인 맛과 냄새를 그대로 간직한 채 오래 보관될 수 있는 제품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결국 프랑스인 약사 이뽈리뜨 메주-무리에쓰(Hippolyte Mege-Mouries, 1817-1880)의 작품이 당선되었다. 그는 분리된 소고기 지방, 우유, 물을 섞어 흰색의 유상액을 만들고 그것을 올레오마가린(oleomargarine)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올레오(oleo)는 ‘기름’을 뜻하는 접두사고, 마가린(margarine)은 ‘진주 색깔의’라는 뜻의 형용사다. 그러니까 올레오마가린은 ‘진주 색깔의 기름’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마가린이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은 이뽈리뜨 메주-무리에쓰가 아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미셀 외죈 숴브뢸(Michel Eugene Chevreul)이라는 프랑스 화학자였다. 그는 1813년 지방산(脂肪酸)의 진주 빛 침전물을 찾아내고, ‘진주’라는 뜻의 그리스어 마르가론(margaron)으로부터 마가린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