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내 상업화를 반대합니다.”
제40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네 선본은 모두 ECC 공간결정에 관한 의견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본들의 공약은 대부분 ECC안에 불필요한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학생 자치공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약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내년 3월 당장 학생들이 사용하게 될 ECC에 내부 공간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본지에서는 ECC공간 배치에 관한 기사를 준비한 적이 있다. 여러번 자료 요청을 했지만 그때마다 학교 측은 “아직 내부 공간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를 내보낼 경우 오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일관해 왔다. ECC는 1월에 내부 공사가 완료되고, 2월 중에 각 공간에 따라 이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상황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내부 공사의 완료가 한달 조금 더 남은 시점에서 공간확정과 유입될 편의시설에 대한 계약의 큰 틀은 이미 잡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학교는 학생들에게 내부 공간이 어떻게 배치됐는지 밝히길 꺼리고 있다. ECC내 결정된 공간에 대해 취재하던 학보 기자는 담당자로부터“총장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발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번 학기 최종 발행일 전까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있었으나 그마저도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내부 결정 사항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ECC 공간 결정에 학생 의견이 어느정도 반영됐는지도 미지수다. 관계자는 3년 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간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자료가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간 배정 문제가 또 다시 ‘확정’짓고 ‘통보’하는 형식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

이화의 주인은 바로 이화인이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비율을 차지 하고 있는 학생들은 이화에 대한 정보를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아야 할 대상이다. 확실한 정보 없이 무성한 소문과 난무하는 추측 속에서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미 제 자리를 잡아 놓은 ECC 내부 공간에 관한 각 선본의 논의는 실현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조차 모를 공회전만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미 정해놓은 ‘공간’의 배치에 관한 논의를 요구하는 학생회, 이미 정해진 ‘등록금’액수를 논의하는 협의회. 수박겉핥기 식 ‘통보’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학교와 학생은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학교는 ‘찾아가는 간담회’등을 통해 학생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 한다. 또 39대 총학생회 ‘이화 in 이화’는 ‘텔미’등의 운동을 통해 학교 측과 이야기 하고 싶어했다. 서로 상대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큰 뜻이 같은 두 집단의 대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학생들이 더 많은 혼란을 갖기 전에, 더 많은 궁금증을 갖기 전에 학교측도 투명하게 사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학교와 학생 사이의 신뢰가 높아지고, 학교와 학생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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