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학기에 전공 수업이 모두 이화-포스코관(포관)에서 진행된다. 그래서 시험기간동안 가까이에 위치한 포스코관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다.

포관의 경우 사회대학 교과목뿐 아니라 교양영어나 대형교양과목 등 다양한 강의가 진행돼 사회과학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건물을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험기간에는 오전 9시만 지나도 좌석 발급기 화면의 빈 좌석 수는 ‘0’명이다. 심지어 발급기 앞에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포스코관 도서관 안을 살펴보면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 있다. 어느 자리는 4-5시간이 지나도 학생이 오지 않는다. 학생들이 일찍 와서 자리를 맡아 놓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포스코관 도서관은 중앙도서관과 달리 한 가지 문제점을 더 갖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6시간 안에 연장처리를 하든지, 반납 처리를 해야 한다. 만약 미반납이 5번을 초과하면 열람실을 1달 동안 이용할 수 없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따라서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반납을 제대로 지키고 도서관을 나간다.

하지만 포스코관 도서관은 이런 페널티가 없다. 반납을 하지 않아도 좌석 발급기 화면에는 다음번에는 반납을 꼭 하라는 글만 뜰 뿐, 어떠한 페널티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 중 수업을 듣고 좌석표 반납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집에 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어떠한 페널티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포스코관 좌석 발급표 앞에서 줄을 서고 있는 학생들은, 좌석표를 발급하지 않고 그냥 간 학생들의 이용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포스코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아침에 잠깐 공부를 하고 나간 후 5시간 동안 좌석을 빈자리로 두는 학생도 가끔 볼 수 있다. 결국 그 자리는 6시간이 지난 후 새로 좌석을 발급받은 학생이 앉게 된다. 이럴 때는 사람들이 법적 제제가 없이 자발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아쉬움도 크다. 서로가 조금씩만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험기간이라 지쳐있고 힘든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조그마한 배려가 지치고 힘든 시험기간을 조금은 따뜻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유은영(사회학ㆍ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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