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 상업시설 유입에 관한 의식조사

올 12월 완공 예정인 이화캠퍼스센터(ECC)내 ‘상업시설 유입’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이화인 200명 중 66.5%(133명)의 학생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는 학내 상업시설 유치에 관한 학생들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본지가 2일(화)~4일(목) 이화인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복수응답 가능)의 결과다.

△ECC 내 상업시설 찬성 의견이 우세해
학생들은 학내 상업시설 유입을 통해 ‘접근성과 편의성 확보’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CC 내 상업시설에 찬성한 113명의 학생 중 42%는 “학내에 상업시설이 있으면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된다”를 이유로 꼽았다. 또한 “이대생을 대상으로 한 할인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답한 학생도 30%를 차지했다. 김현주(정보통신·05)씨는 “복지·편의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상업시설의 임대료로 학교 재정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대외경쟁력 향상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홍식 교수(경제학과)는 “미국의 경우 교내에 상업시설이 많고, 그 수익 또한 적지 않아 학교 재정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를 교내 상업시설 침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익의 교육재정환원이라는 긍정적 측면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업시설 유입에 ‘반대한다’고 답한 학생들은 “학교 밖에도 상업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교내까지 상업시설이 확산되는 것은 옳지 않다”(30%)·“상업시설로 인해 학내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있다”(21%)를 이유로 들었다.

△상업시설, ‘교육·편의시설’ 관련 범위까지 허용가능
‘교내 허용할 수 있는 상업시설’(복수응답 가능)을 묻는 질문에 140명(70%)의 학생이 “서점·문구점 등 교육활동에 필요한 상업시설까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편의점·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까지 가능하다”는 의견도 113명(56.5%)로 뒤를 이었다. 김영혜(약학·07)씨는 “현재 학내 이화서림이 있지만 마음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설로는 충분치 않다”며 대형서점과 같이 대학교육에 관계된 범위의 상업시설까지는 허용가능하다고 말했다.

신경식 재무부처장은 “현재 대형서점·문구업체·편의점 등과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교육·편의시설 등 학생들을 위한 문화복지시설 확보에 신경을 써서 ECC 내 공간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학교와 입점 업체는 임대계약을 맺은 것으로 이들 수입의 일정부분은 장학금·기부금 등 학생복지 혜택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한 신경식 부처장은 “임대수입은 관리 유지비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ECC 지하공간 유지관리비 등에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가, 학내 상업시설 유치·입점 잇달아
상업시설이 교문 안으로 들어서는 것은 대학가 전반적인 현상이다. 지난 2003년 고려대(고대) 타이거플라자에 스타벅스가 생겼다. 초기에 찬반론을 일으키며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무리없이 운영되고 있다. 고대 재학생 ㄱ(경영·03)씨는 “학교와 시설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학내 상업시설이 유치되는 현상은 현재 사회의 흐름상 막을 수 없는 추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버거킹ㆍ던킨도너츠ㆍ파파이스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네일아트 숍까지 교내에 자리 잡고 있다.

여타대학에도 학내에 상업시설이 들어선 사례는 다양하다. 서울대에는 투썸플레이스ㆍ카페소반ㆍ주점 등이 들어서있고, 연세대학교 내에도 그라찌에 커피숍이 입점해 있다. 서울대 재학생 변정섭(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05)씨는 “설립초기 운동권 학생을 중심으로 상업화에 관한 우려의 움직임도 있었으나 실제 사용해 보니 ‘편의성’면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윤을 내는 학내 상업시설인 만큼 수익의 일부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교육력 향상 지원방안’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지난 5월31일(목) 서울·수도권 지역 대학총장 간담회에서 “대학에서도 대형서점·영화관 등 상업시설을 유입해 이들 사업자가 내는 임대비용으로 자체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업시설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학내 상업시설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가격·복지·질 면에서 학생이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되야 한다”며 “학생의 ‘편의·복지’라는 미명아래 이익창출을 위한 상업시설 기능만을 수행한다면 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안홍식 교수 역시 “학내 상업시설로 얻을 수 있는 학교­학생의 이익에 주목하되, 상업시설의 유입으로 학내가 지나치게 상업화 돼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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