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에서 교양 수업이 조금 늦게 끝나 공대 수업에 제시간에 맞춰 가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았다. 조금 서둘러 후문 쪽으로 빠져나가 공대로 올라가려 하는 길이었는데 커다란 공사차량이 위협적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교실을 옮겨 다녀야 할 쉬는 시간이라 도로에는 학생들이 가득 있었는데 그 공사차량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위험천만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활관에서 후문으로 내려오는 길은 공사로 인해 파헤쳐진 바닥 때문에 비만 오면 흙탕물이 흘러 다니는데, 학생들의 바짓단이나 운동화를 적셔서 찝찝하고 불편한 기분으로 수업시간에도 학업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든다. 또한 걸으면 걸을수록 발을 피로하게 만드는 공사장 주변의 울퉁불퉁한 바닥과 교수님 말씀에 집중해 귀 기울여 들어도 모자랄 수업시간에 입체 서라운드 사운드로 들려오는 공사장소리는 우리에게 재앙에 가깝다.

미관상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다. 축제날 우리 학교에 처음 와보는 친구에게 자랑스럽게 정문부터 구경을 시켜주었다. 그러나 ECC 건축 공사장 때문에 정문길이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스릴 넘치고 위험스러워 캠퍼스가 예쁘다는 인상을 친구에게 남겨줄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이렇게 학생들이 불편하고 위험스럽다고 느끼는데도 앞에서 이야기한 상황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명동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보수공사 현장을 가리는 차단막 위에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올려놓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작은 아이디어로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는 사실을 학교 측이 숙지하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세워주었으면 한다.

김수현 (정통.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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