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rock)에 미친듯이 열광하다
록(rock)에 미친듯이 열광하다
  • 이대학보
  • 승인 20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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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매드프렛 보컬 임진아(방송영상,05)씨
“같이 음악 하는 사람들이 시집은 갈 거냐고 묻는데, 결혼 못해도 좋으니 음악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시끄러운’ 음악을 좋아한 건 중학생 때부터, 직접 음악을 하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부터라는 임진아(방송영상·05)씨. 그는 지금 인디밴드 ‘매드프렛’과 ‘오딘’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임진아씨는 올해 초 매드프렛에 합류한 후 7월 인터넷에 디지털 싱글 ‘Violet Desire’, ‘In the Moonlight’를 발매했다. “지금 제 미니홈피 배경음악이 제가 직접 부른 곡이에요.” 노래를 직접 불렀을 뿐만 아니라 2곡 모두 임진아씨가 작사했다. 작곡은 매드프렛의 멤버 료씨가 맡았다.

매드프렛은 요즘 바쁜 일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일본 3개도시(오사카, 요카이치, 기프)에서 공연했고, 서울시에서 주최한 ‘하이서울락페스티벌’에 출연하기도 했다. 7월에는 일본 라이츠 아웃 레코드사 에서 발매하는 ‘Red Hot Burning Hell’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2006년 말 첫 번째 단독공연에 이어 지난 7월14일(토) 두 번째 단독공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매드프렛이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은 2001년 쌈지사운드페스티벌 숨은 고수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전에도 1999년 소요락페스티발 고등학생 부분 금상, 2001년 롯데월드 락페스티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여성’ 5인조 록밴드라는 점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고. “여자들끼리 밴드 활동 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매드프렛은 1996년부터 결성된 인디밴드로, 여러 번의 멤버교체와 재결성을 거쳐 지금 모습으로 활동하게 됐다. 초기 비주얼밴드로 시작했던 매드프렛은 현재 뉴메탈 음악을 하고 있다. 원래 크라잉넛 같은 펑크 음악을 좋아했던 임진아씨는 쇼크 록으로 유명한 마릴린 맨슨을 알게 된 후 뉴메탈에 푹 빠졌다. “기존의 메탈이 순수한 기타사운드 중심이었다면, 뉴메탈은 전자음이 많이 들어가 ‘효과음’이 많은 음악이에요.”

임진아씨가 매드프렛에 들어간 것은 올해 초다. 오디션을 통해 보컬로 영입된 그는 이전에도 인디밴드 '오딘'에서 보컬로 활동 중이었다. “제가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에 만족을 못한다는 걸 오딘 멤버들도 알고 있었죠.” 현재 임진아씨는 매드프렛에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오딘에서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로 노래하며 동시에 활동 중이다.

임진아씨가 지금처럼 낮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다. 원래 그는 목소리가 맑아 초등학교 시절 방송부에서 아나운서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수능이 끝난 후 임진아씨는 노래방에서 살다시피 하며 ‘악’을 썼다. 공부 때문에 좋아하는 음악을 못했던 시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목 상태가 안 좋아진 걸 수도 있지만 저는 좋아요, 제 목소리가 맑지 않았으면 했거든요.”

마릴린 맨슨 외에 뮤즈·넬을 좋아하는 임진아씨는 ‘거칠고 한이 느껴지는 음악, 혹은 눈물이 나거나 자살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자신의 노래를 통해 표현한다. “사람들이 찍은 제 공연 사진을 보면 눈빛이 애절하다고 멤버들이 말해요.” 임진아씨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감성이 비슷한 사람들이 공감하기를 바란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장르의 음악을 하는 그는 대중들이 자신의 음악을 외면할 때 가장 힘들다. 임진아씨는 대중들이 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서태지 2집’ 후라고 말했다. “스키조나 바셀린 같은 록밴드가 대중의 인지도를 얻는 데는 서태지의 영향이 컸죠.” 하지만 록이 인기 있는 음악 장르로 성장하기에는 대중들의 관심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대중성과 거리가 있는 음악을 하고 있지만 임진아씨는 힘들어도 음악을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도저히 못하겠다, 때려 쳐야겠다고 말하면서도 다들 음악을 그만두지 못해요.” 그는 음악의 매력을 ‘치명적인 중독성’으로 꼽았다. 2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도 밴드 활동 때문에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남자친구가 밴드를 그만두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말했을 때도, 임진아씨는 단호하게 음악을 선택했다.
릴리즈 활동을 포함하면 3년 가까이 밴드 활동을 해온 임진아씨는 음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즐겁게 부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워낙 많기 때문에, 뛰어난 가창력에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아메리칸 아이돌만 봐도 정말 잘 부르잖아요, 신체 기관이 다르니까 폐활량도 엄청 크고.” 열정이 집착으로 변하지 않게, 임진아씨는 잘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즐겁게 노래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1학기부터 지금까지, 올 1년간 휴학 중이다. 작년 학교에 다니면서 밴드 활동을 하니 너무 바빠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게다가 계속 학교에 다니다가는 학점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더라고요.” 마음껏 놀고 난 뒤에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이번 겨울 계절 학기부터 복학할 예정이다.

“맨슨 같은 퍼포먼스를 하고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무리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생에 태어나서 하려고요.” ‘다음 생에 태어나서’를 반복하는 임진아씨는 맨슨의 퍼포먼스를 떠올린 듯 푹 빠진 표정이었다. 그는 ‘매드프렛’이라는 이름의 뜻처럼 ‘미친 듯이 열광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이제는 무대에서 가장 편안하다는 임씨. 공연할 때만큼은 음악에 100% 몰입하게 된다는 그의 말대로, 임진아씨는 무대에서 가장 아름답다.

김기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