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소비세대, 이제는 프로슈머다!

‘칼로리가 낮은 피자를 제안하면 샐러드 토핑의 피자가 출시된다.’·‘손에 쥔 느낌이 좋은 음료수 병을 이야기 하면 병 모양이 변한다.’ 소비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식음료·제품 등을 선택하는 세상. 이제는 소비자 의견 하나하나가 기업 신상품 출시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

최근 마케팅 업체를 위시한 다양한 기업에서 ‘프로슈머(Prosumer)’를 주목하고 있다.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소비자(consumer)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사용자가 제품 개발과 유통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생산적 소비자’를 뜻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예견한 ‘프로슈머’는 이제 우리 현실 가까이에 있다.

최근 GS25사의 신제품 출시과정에 우리 학교 학생 11명이 ‘프로슈머’로 참여했다. 대학생 참여가 아이디어 제공 등 제작 초기 단계에 머물지 않고, 제품 출시단계까지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이 특징이다. 여대생 프로슈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올 6월에는 ‘차 마시는 뜰’이라는 완제품을 세상에 내 놓았다.

차 음료 하나가 탄생하는 전 과정에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단계는 없다. 새로운 차 음료를 기획하고 다양한 음료 샘플의 맛을 보는 것으로 활동은 시작됐다. 제품의 이름은 우리 학교 송희영(경영·05)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또 이 과정에 참여한 여대생들은 직접 홍보에도 참여해 모델로 광고를 찍었다. 프로슈머로 참여한 김혜정(경영·05)씨는 “병을 오목하게 만들어 손에 쥔 느낌을 좋게 하자는 의견을 말한 것이 지금 음료 병이 오목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용기 디자인·제품명·홍보과정에 우리 아이디어가 포함돼 있으니 더 애착이 간다”고 덧붙였다.

GS25사 역시 여대생 프로슈머들의 결과물에 만족한다. 여대생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만큼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아 실제 신제품의 판매량도 일정수준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마케팅팀 장아름 씨는 “소비주체인 여대생 마케터들의 입맛과 선호에 맞춰진 제품이라면,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정문 앞에 위치한 미스터피자의 시크릿가든 제품 출시과정에도 소비자의 의견 제안이 한몫했다. 여대생들이 피자의 칼로리가 높아 꺼려진다는 지적을 반영해 기존의 베이컨, 햄 토핑보다 열량이 낮은 호박, 죽순, 양파 등의 샐러드 토핑 위주의 피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 제품은 미스터 피자 전체 매출의 15%가량을 확보해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음을 증명해 냈다. 미스터피자 위기정 홍보과장은 “피자는 여성 소비량이 많아 신 메뉴가 출시될 때면 먼저 이대점에서 테스트를 많이 한다”며 “이대점 소비자들의 의견은 실제 제품에 상당 부분 반영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모집해 아이디어를 얻는 것에서부터 제작과정에 모두 참여시키는 기업은 점차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철선 연구위원은 “빠른 트렌드흡수·신선한 아이디어 제시·의견 공유의 조성이 자유롭다는 점은 대학생 프로슈머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슈머의 진정한 의미는 소비자가 경험·흥미에 의해 영리를 바라지 않고 생산에 참여하는 활동”이라고 지적하며 “기업 주도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적극적인 생산자가 될 때 진정한 의미의 프로슈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음료 제작과정에서 프로슈머로 활동한 이희연(경영·05)씨는 “학생은 출시될 제품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될 기회를 얻고, 기업은 높은 제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양 주체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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