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 학생 40명 뉴욕대 ‘IMPACT’프로그램 활동기

이화의 음악·미술·무용이 뉴욕에서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됐다. 우리 학교 예술대학 학생들이 공연 ‘아인슈타인의 꿈’을 뉴욕대학교 블랙박스 극장에서 8월2일(금) 발표했다. 올 여름 방학을 뉴욕에서 보낸 ‘IMPACT’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뉴욕 공연,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무대 뒤 : 뉴욕을 사로잡을 IMPACT를 준비하다

7월15일(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공연 일정이 발표됐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3주였다. 낯선 곳에서 타 전공자들과 멀티미디어 예술을 만드는 작업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워크샵을 담당한 존 길버트 교수(Dr. John Gilbert)는 학생들에게 예술 분야의 통합을 보여줄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원했다. 끊임없이 발전한 단계를 제시해 줘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했다. “스크린도 하나가 아니라 2개도 쓸 수 있다고 조언해 주시고, 재질을 다르게 사용하는 등 여러가지 효과를 시도할 수 있도록 영감을 제공하셨죠” 교수진이 보여준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에 권선희(피아노·04)씨는 놀랐다.

첫 수업부터 만만치 않았다. 이번 워크샵 주제인 ‘첨단 미디어와 예술의 통합’을 위해 40명의 학생 모두 멀티미디어 수업에 매일 참여했다. 평소 다뤄보지 못한 매체라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전공 학생들은 새로운 디자인 프로그램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김수정(한국화·06)씨는 “맥킨토시 컴퓨터로 새로운 디자인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공수업은 하루 2시간씩 진행됐다. 무용 전공 수업은 매번 반주자가 바뀌며 색다른 곡을 연주했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수업시간이었죠” 한송이(무용·05)씨는 아메리카 무용이나 즉흥 안무를 배웠다고 말했다. 고전·현대무용 수업과 다른 자유로운 수업은 한 씨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수업 시간에 휠체어를 이용해 춤추는 무용가나 현직 작곡가 등 예술가가 초청돼 가까이에서 본 공연 수업은 살아있는 학습의 장이었다.

4명씩 8개 팀으로 나뉘어 공연을 준비했다. 팀별로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저희 팀 주제가 5번이나 바뀌었어요” 다양한 사람이 모인 만큼 의견 모으기가 어려웠지만, 의견을 다듬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했을 때는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의상과 음악·안무 등 분야별 전공자들의 능력이 발휘 돼 공연 수준이 높아지더라구요” 조은샘(무용·05)씨는 여러 전공이 모여 하는 작업이 갖는 장점을 경험했다. 같이 밤을 새고, 밥을 먹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면서 마음도 하나가 됐다. “처음에는 다양한 전공생이 모여 생각이 달라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모두가 하나 될 수 있었어요”계선이(작곡·03)씨는 공연을 준비하던 밤을 회상했다.

3주간의 준비가 끝나고 공연을 앞둔 밤, 그들은 서로 등을 두드려 줬다. 학생들이 머물던 뉴욕대 기숙사는 밤이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무대 앞 : 아인슈타인의 꿈, 눈앞에서 실현하다

막이 열렸다. 아인슈타인의 꿈이 무대 위에서 실현된 순간이었다. 공연에 사용된 사소한 소품부터 음악·조명·무대 설치까지 학생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다. 각 공연은 시공간의 초월·상대성이론 등을 무용·음악·영상을 통해 형상화했다.

“영상 재생하고 음악 틀어!” 고현정(환디·06)씨는 무대 뒤에서 공연을 지휘했다. 미술전공생으로 이뤄진 커넥션플로어(connection floor)팀이 총 진행 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커넥션플로어팀의 김수정(한국화·05)씨는 “각 조의 영상·시각효과를 다듬어주고 필요한 의상을 준비했다”고 공연준비과정을 설명했다.

무대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채워졌다. 8개의 팀 중 매스(Mass)팀의 무대엔 하나의 인물, 하나의 그림자가 등장했다. 두 형상은 같은 동작 속도와 시간의 차이로 재현했다. 한송이씨는 “시간의 가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금까지 배운 멀티미디어 기술도 사용했다. 에너지(energy)팀의 공연에는 바닥 한가득 휴지가 내려앉았다. 영상은 무대 뒤와 벽이 아닌 휴지가 가득한 바닥에서 켜졌다. 이젝트(eject)팀은 반사를 주제로 거리·호수에서 춤추는 영상을 상영했고, 동시에 피아노 연주를 진행했다. 이젝트팀의 무용을 담당한 남보라씨는 “워싱턴 스퀘어 파크(Washington Square Park)에서 반사광을 이용해 춤을 추고 그 모습을 영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막이 내리고 모두가 감동했어요” 계선이씨가 공연이 끝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총감독을 맡았던 존 길버트 교수가 울먹이자 학생들도 모두 울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귀를 떠나지 않았다. 뉴욕에서 보낸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시간은 막을 내렸지만 그들이 마음에 품은 ‘꿈’이 시작을 외치는 순간이었다.

유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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