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졸업생 대표 강현지 씨 인터뷰

                                       

 

“수석 한 사람들 보면서 부러워했는데 제가 수석 할 줄은 몰랐어요”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그는 졸업생대표가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터뷰 내내 쑥스러워했다.

2006년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학부생 대표로 최우등상장을 받은 강현지(환경공학·04)씨. 5년 과정의 학·석사 연계 과정에 있는 그는 대학원 개강 전이었지만, 실험실에서 매일 12시간씩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었다.


“학·석사 연계과정에 있어 저는 당연히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는 졸업식 며칠 전 전화로 최우등 졸업 사실을 알았다. 감격스럽기도 했지만 급작스럽게 맞이한 일이라 경황이 없었다. 제주도에 계신 부모도 그때야 부랴부랴 서울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소식을 들으면 사심 없이 축하해줄 친구들이지만 자기 자랑처럼 돼버릴까 미처 연락하지 못했다. “미리 알았으면 자연스럽게 말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말하기 쑥스러워서요”

그는 한 번의 휴학 없이 7학기 학부생활을 ‘4.13’의 성적으로 마쳤다. ‘환경공학’ 전공이 기대 이상으로 적성에 잘 맞았다. 전공과목은 언제나 즐겁게 공부했고, 결과도 항상 좋았다. 전공과목에서 받은 최저 성적은 ‘A’였다. 그는 2학년 때 전 과목 만점을 받기도 했다. 3학년 때는 교직 이수도 했고, 학과장 추천으로 전국 공학 인재들의 모임인 YEHS(Young Engineers Honor Society)에도 가입했다. 순풍에 돛을 단 듯 학부 생활은 순조로웠다.


“좋아하는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되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실험과 보고서 제출이 반복되는 일정에 몸은 무거워도 마음만은 즐거웠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공부하든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도 그의 우수한 성적에 일조했다. 자신과 남을 비교 하지 않아 스트레스도 없었다. 이런 그를 보고 친구들은 ‘넌 경쟁자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사실 그에게 경쟁자는 그 자신이다. ‘지각·결석하지 않기’를 원칙으로 삼고 학부생활 내내 지켰다. 1학년 때는 대학교회에서 수업을 마친 후 연이어 공학관에서 강의가 있었다. 전 시간이 끝나자마자 뛰어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타면서까지 다음 수업에 시간 맞춰 들어갔다는 일화는 그의 성실함을 보여준다.


또 시험기간에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에만 전념했다. 시험기간에 그가 밤을 새우며 공부했던 자리는 ‘중도 지하 1층 생협쪽 문 바로 앞’이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 시끄러워서 앉는 사람만 앉는다. “그 자리는 1학년 때부터 시험기간 동안 쭉 제 지정석 이었어요”라며 웃는다. 소음에도 방해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예민하지 않은 성격 덕분이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에게도 ‘교환학생에 신청하지 못한 것’과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그는 “학부생 때 교환학생 제도를 잘 이용하고, 외부활동도 활발히 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앞으로 석사과정을 밟으며 그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더 해나갈 생각이다. 그는 박사과정으로 해외 유학을 생각해보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당찬 모습을 보이다가도 “기사 나가면 비밀의 화원에 비난 글 올라오는 거 아닐까요?”라며 귀엽게 울상 짓는 모습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조정희 기자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