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도시노점상 연합회」회장 김정훈씨를 만나본다

 

  동의대사건이후 현정권은 더욱 탄탄한 기선을 잡고 무리없이 애국민주세력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그 탄압의 여파는 광범위한 미족민주운동세력 전체 뿐 아니라 각부분운동에까지 미치고 있다. 「전국노점상연합회」 (이화 연합회)회장인 양연수씨의 구속과 그후 잇따른 단속등이 바로 그것이다.


  기자가 찾은 연합회 사무실은 정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탄압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분주했다.


  대책회의를 하고 있던「중구도시노점상연합회」회장 김정훈씨 (47세)는「도시노점상연합회」의 창립의의를 『노점상의 생존권확보와 빈민의 인권문제해결을 위해 발족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조직된 힘이 없어 단결적인 대항을 하지못해 생존권을 위협받았던 86년의 상황과 창립의 이류를 덧붙여 밝힌다.


  『86년 아시안게임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 주지 않은채, 무조건 외국인이 와서보면 나라 망신이니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걸로 먹고 사는 저희는 당장 밥을 굶게 되었으니 정부에 대해 항의를 할 수 밖에요. 그렇지만 그 때 우리의 대항은 산발적이고 개별적이어서 어떤 효과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단결된 힘을 발휘할수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입니다』라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한다.


  처음 연합회는 7명의 인원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만오천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김정훈씨는 이러한 급속한 대중성 확보의 이유를 『조직이 생기기 전에는 단속이 나올 경우 소수무책이었습니다. 리어카를 빼앗기고, 구류를 살고, eh 거기다 벌금까지 물어야 하는 삼중처벌을 받든지 아니면 단속반에게 돈을 쥐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연합회 결성후에는 단결로써 대응하는 법을 배울수 있었고, 법적문제는 인권변호사들의 무료변론으로 해결해, 단속이 급속히 줄었습니다. 따라서 안정되게 장사를 하게되자, 많은 수의 노점상들이「단결」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 다시 강화되고 있는 노점상들에 대한 단속과 양회장의 구속은 정부의 민중생존권운동탄압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양회장의 구속에 대해 김정훈씨는 『양회장의 구속은 억지입니다. 지난달 16일 부천에서 있었던 노점상단속으로 연합회원이 불법구속되자, 이에 항의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과 가진 몸싸움을 이유로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로 경찰은 양회장을 구속한 것입니다. 결국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그들의 폭력은 정당하고, 돈없고 빽없는 우리네 몸싸움은 구속사유가 된다는 겁니다』라며 양회장 구속의 부당성을 역설한다.


  또 김정훈씨는 지난 17일 여의도에서 열리려 했던「양회장석방 및 생존권수호결의대회」의 원천봉쇄는 양회장구속으로 정부가「도시노점상연합회」의 자세를 말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탄압에 맞서 연합회는 지난 25일부터 야당3사에서 농성을 갖고, 서명작업을 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


  계속되는 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동지석방」과 노점상의 생존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는 김정훈씨의 모습에서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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