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가작 소감

 

  내가 여전히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찐득찐득하게, 어느 곳이든 삶은 달라 붙어있다.


  아주 가까운 이웃인 그들이, 인신매매로 팔려간 딸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차비와 열흘간의 여비가 부족한 이유로 감히 구해낼 수 없다는 그 순간에, 나는, 내가 지향하는 휴머니즘이 무엇인가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더구나, 나의 무엇이 변했단 말인가.

  

  전화를 받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부끄럽다. 이 위축된, 어정쩡한 몸뚱이가 살아 있는 연극을 할 것이다. 결코 희곡만이 연극은 아니다. 쓴다는 것은 공동체를 전제로 한다. 함께 고민하고, 연희하는, 그리고 행동하는 그 공동체 없이 진정한 연극은 아닌거다.


  사람에의 따스함과 굳은 신뢰를 깨닫게 해준 영아, 혜련에게 그리고 오빠에게 고맙다고. 하지만 좀 더 봐달라고 개겨볼거다.


  심사해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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