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과 소외를 넘어
무관심과 소외를 넘어
  • 홍혜원
  • 승인 198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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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 103주년 대동제를 알리는 포스터와 대자보가 온통 교정을 뒤덮고 있는 것을 보면서, 또다시 5월이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세계가 주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어영부영 보내던 대학1년의 5월은 그것이 지니는 특유의 양면성으로 더 큰 혼란만 가져다 주었다.


  80년 이 아름다운 계절에 광주 학살은 VTR의 잔혹한 화면으로 다가와 사회의 비민주성과 역사의 가혹함을 개탄케 하였고, 「조국통일」을 외치며 할복자살한 조성만열사에 의해 좌절의 감정은 더해졌다. 그리고 올해 광주에서 들려온, 대학언론을 같이 담당하던 한 학형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은 기어이 눈물을 쏟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좌절 속에서도 5월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우리는 하나」임을 확인하는 축제는 이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나갈 한반도 청년학도의 열정과 단결을 확인하는 자리로, 우리에게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계기가 되곤하였다. 5월 대동제는 대립되는 감정들을 발전적으로 극복해내고 역사를 이끌어 나갈 추동력의 재생산장인 것이다.


  올해도 대동제는 진행된다. 그러나 준비과정이나, 그에 대한 이화인의 반응은 대동제의 발전적 통합의 의미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이제는 대동제가 시작되어도, 그 어떤 충격적인 소식이 와도 시큰둥한 이화를 보면서, 젊은 나이에 이미 늙은 마음을 가진 우리에게 발전도니 미래는 다가오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마저 든다.


  이러한 모습들은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이화공동체를 점거(?)한 무관심과 소외감이 극에 달한 때문이 아닐까 싶다.


  5월은 좌절만 주는 달이 아니다. 5월은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확인과 희망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이화에서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대동제에서 역사의 무게에 눌려 정체도니 이화의 모습이 아니라, 103년의 이화공동체가 지닌 끈끈함과 의지력을 복원해 5월의 아픔을 진정으로 함께 하고 그 고통을 나누어 짊어지려는 강한 이화인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