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소란스러웠던 대동제를 정리하며 스탠드를 가득메웠던 쓰레기들 만큼이나 평가해 볼 것도 가지가지이다.

 「민주경찰 발대식」에서의 당부(?)에는 아랑곳 않는 고성방가객들, 특히 대동제에서 스스로 소외당한 K대 남학우들의 취객방가행위는 도를 넘어 행패의 차원에 이르는 것이었다.

 또한 향락성을 지양하는 대동제에, 유원지를 방불케하는 잡상인들의 행렬은 기존의 카니발식의 축제를 연상시킬 만큼 소비성을 조장하는 것이었다. 이에 합세한 자가용족들의 과시적인 교내진입, 과거 메이퀸들의 우아한(?)행렬은 본교의 동창 선배로서가 아닌 특권적 부류의 인상만을 심어주었을 뿐이다.

 이런 외부적 상황과 더불어 우리 자체내의 문제점도 지적해 볼 일이다. 대동제의 준비기간동안 과연 얼마만큼의 이화인이 대동의 의미를 같이 고민하며 준비해 왔던가. 이런면의 허점이 가장 적나라히 드러났던 것이 장터의 문제가 아니었나 한다.

 과학생회를 주축으로 협의되었던 장터의 품목과 가격선을 무시한 채 진행된 곳이 허다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샌드위치․군만두․후르츠칵테일 등을 자체적으로 대동제준비측과 사전 협의없이 준비하여 판매한 곳이 있는가 하면, 형태만을 바꿔 예를들면 순대를 볶음순대로 가격을 조정한 곳이 있었다.

 어느 과에서는 몇 몇 학우들이 사탕과 꽃을 들고 다니며 판매를 하기도 하였고, 심지어 양담배를 판매하다가 적발이 된 곳도 있었다. 표창으로 과녁을 맞추어 그에 상응하는 상품을 주는 곳도 있어 철거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작태는 대동제의 준비과정 속에서 함께 참여했던 부분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O대의 장터 속에서는 제정된 품목외의 것을 판매 한다든지, 가격선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점, 호객행위, 야외음악회를 통해 주변장터에 피해를 준 점 등, 그 본래의 취지나 참신한 발상과는 다르게 전체 대동제 속에서 개별화되어 나타났다. 이를 극복하기위해서는 사전준비 속에 좀 더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우리가 잊기 쉬운 「대동」의 전제를 각인시키고, 스스로 잘못을 시정하도록 유도하는 민주경찰의 임무가 아직은 다소 역부족이 아닌가 반성도 해본다. 그러므로 우리의 이화골이 유흥지가 되는 것을 이화의 자존심으로 스스로 막아내는 풍토와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가져야 함을 기억해야겠다.



오진하(철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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