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핵발전소 앞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화제의 책)핵발전소 앞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 이대학보
  • 승인 198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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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상의 '겨울꽃'
 

 최근 고리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의 무뇌아 출산과 관련하여 핵문제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발맞춰 영광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방사능피해 실상을 다룬 중편소설「겨울꽃」이 출간돼 더욱 관심을 모은다.


  올해 들어 핵전쟁과 피폭실화를 주제로 한 외국장편소설 3편이 이미 번역, 소개됐지만 중편소설 「겨울꽃」은 핵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국내 첫 작품인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 작품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용직 잡역부로 일하는 노동자의 아내가 기형아를 출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또한 방사능 누출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는 농사도 짓지 못할 지경에 이른 자연환경의 피폐상과 백혈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고발한다. 따라서 핵이 공격살상용 무기로 사용되지 않을 경우에도 인간의 생존공간을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가를 충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자력발전소가 상징하는 지배권력의 폭력성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려는 성산리 주민들의 힘겨운 싸움이 소박하게나마 전개되며, 나약하지만 억센 주민들의 삶이 사투리 섞인 대화속에서 진솔하게 다가온다.

   

  진솔하게 주체의식을 갖고 접근한 「겨울꽃」은 현시기 쟁점으로 떠오르는 「반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중편 「겨울꽃」은 핵에 대해 무지했던 주민들이 자각해가는 모습을 민중의 관점에서 그린다는 점에서 「핵불감증」도 민중의 힘에 의해 치유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