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의장 임종석군이 백만학도에게 띄웁니다

 

평양축전과 관련 수배중인 전국대학생 대표자협의회의장 임종석 군의 글이 지난 8월 19일 자유언론실천대학신문기자 연합회 앞으로 보내져왔다. 이에 본사는 글의 일부를 발췌, 게재한다.                                              <편집자>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기쁨을 찾고, 임수경 학우 소식에 눈시울적시며, 한편 우리의 무기력해진 모습에 가슴 아파하실 학우 여러분들을 하루라도 빨리 투쟁의 현장에서 뵙기를 간절히 바라며 전대협의장 임종석이 인사드립니다.

 지나간 상반기, 우리 청년학도는 피어나는 애국의 열정을 모아 학원의 민주화와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5월11일 충남대에서의 전대협 발족식, 새벽하늘을 뒤흔들었던 「투쟁」의 함성은 우리들 가슴을 감동으로 가득 메웠고 건설의 현장―울산에서, 빛고을―광주에서, 그리고 서울의 심장―명동에서 거리거리를 내달렸던 애국의 큰 걸음들은 청년학도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만큼이나 많은 반성과 극복해야할 과제들 앞에 마주서야 합니다.

 투쟁이 지속적이고 완강하지 못함으로 인해 외세와 독재 권력은 한숨을 돌렸으며, 위태로워진 자신들의 이권 연장을 위해 차마 사람의 짓이라고 믿기 어려운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하니, 이것이 지금의 공안정국입니다. 식민지 지배와 독재 권력의 연장을 위해 위기에 몰릴 때마다 방공반북을 앞세우고 온 국민의 민주의지와 기층민중들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아 왔던 이 망국적 음모가 지속되는 한, 민족의 앞날에 희망과 전진이란 있을 수 없으며, 온 국민을 적으로 삼는 이 패륜이 계속되는 한, 이 나라에서는 그 누구도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반드시 타개해 나가야 합니다. 강철 같은 청년 학도의 투지로 시작합시다. 아니, 이미 쉼 없는 투쟁으로 의연히 서고 있는 전교조와 당당히 주인임을 시위하고 있는 민중들을 따라 배웁시다. 우리가 주춤거리는 동안 선생님들과 고등학교 후배들의 빛나는 참교육쟁취투쟁은 우리의 희망이었습니다. 선생님들에 대한 부당한 징계와 구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교조사수투쟁에 망설임 없이 나섭시다. 우리는 평양하늘에 전대협의 깃발이 나부낀 사실을 무엇보다 소중히 새겨야 합니다.

 북녘 동포들의 전대협 대표 임수경 학우에 대한 상상을 초월한 대 환영은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으며, 온 겨레의 가슴에 통일의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에 의한 교차승인, 유엔 동시가입 등의 영구분단 음모가 점점 노골화되는 엄혹함을 뚫고 미래의 주인, 세계 170여 개국 청년들에게 「7천만 겨레는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다. 조국은 하나다!」라는 사실을 알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모두가 힘써 줄 것을 호소함으로써, 세계만방에 우리의 통일의지를 떨쳤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 청년학생 공동선언문, 초유의 판문점 통과를 통해 이 민족이 짊어지고 나갈 조국 통일의 과제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빛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백만학도의 머뭇거림으로 인해 임수경 학우가 겪어야 한 고통이 커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임수경 학우를 지켜야 합니다. 내 동포, 내 형제를 적으로 규정해 버린 국가보안법을 갈아치워야 합니다. 안기부 등 폭압기구를 청소해야 하며 나아가 평화협정, 핵무기 철거, 미군철수 등의 과제를 인식하고 실천함으로써 통일염원 45년 하반기에는 반미 자주 통일 운동을 본 궤도에 우뚝 세워야 합니다. 사랑하는 1백만 청년학도 여러분!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무지보다 훨씬 더한 배신일 것입니다.

 학원을 사수해내는 것으로부터 맹렬히 일어섭시다. 신성한 우리의 학원이 군화발아래 신음한데서야 어찌 우리가 「애국」한다 하겠습니까? 우리가 일어섬으로써 목적의 승리는 우리 것이 될 것이요, 조국의 미래는 밝아올 것입니다.

 백만 학도 여러분! 청년의 힘찬 투쟁으로 자주․민주․통일 조국의 여명을 맞이하러 갑시다.

 애국의 한걸음을 성큼 내디딥시다.

 

 통일염원 45년 8월 17일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의장

 임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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