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동문화예술단체 협의회」사무국장 장기호씨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를 실현하려는 듯 서울에서 활동하던 문예일꾼들이「서울 노동자문화예술단체협의회(이하 서노문협)」이라는 하나의 동아리를 꾸렸다. 「서노문협」은 지난 7월23일 이미 창립보고대회를 열었었다. 이에 특히「서노문협」의 알짜배기 살림꾼으로 활약 중인 장기호씨(사무국장)를 만나보았다.

 지칭「원만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주장하는 거무스름한 피부의 장기호씨는 창립의 목적을 『전노협건설에 대한 선전활동을 하는 것과 문예대중조직으로서 노동자들의 정서, 대중성을 획득하는 것』이라며 「그간 사상적으로 나뉘어 있던 여러 문예단체들과의 사상투쟁을 통한 통일」도 주요 관건으로 꼽는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회원으로 가입한 문예단체들은 주로 노동현장에서 몸소 뛰는 패들이다. 이미 11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는데 극단현장, 놀이패한두레, 민요연구회, 민족영화연구소, 터울림, 민중문화운동연합, 노동자문화국 등이 그들이다.『구성원들은 전문적 문예단체들과 현장의 노동운동단체문화부가 같은 회원으로 되어있어요. 기능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편이고 무엇보다도 대중사업조직이기 때문이지요.』라며『그렇기 때문에 문화선전활동과 문화써클 지원활동을 주로 할 겁니다.』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이 밖에 「소식지 ․ 자료집발간, 연구, 문화상담도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덧붙인다.

 현재의 어려움에 대해서「재정이 문제」라는 그는 현재의 사무실이 「서노문협」의 이름과는 별로 안 어울리는「오피스텔」임을 무안해하며 『다른 건물과 가격에 별 차이가 없어서…』라고  변명(?)한다. 그리고 조직력의 어려움으로 『아직 협의체이기 때문에 서로의 사상, 활동방식에 편차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인 자기 실천 활동과 올바른 문예이론을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있는 한 금새 좁혀질 것입니다』라며 밝은 미소를 짓는다.

 한편, 이제 갓 조직된「서노문협」이 갖는 의의에 대해 장씨는『그 동안에 문화 활동을 했던 단체들이 모두 제각기 활동을 했었지만 운동의 주 ․ 객관적인 한계를 느끼면서 단일대오의 통일적 ․ 대중적 운동단체로 묶어졌다는데에 의미를 둡니다. 비록 아직은 협의적 성격이지만 통일적 문화운동의 기틀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스물여섯의 팍팍한 젊은 때문인지「실천」의 의미를 남달리 다지는 장기호씨.

 「실천 속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단련된 활동가들이 더 훌륭한 활동가가 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그는 덕분에 학교생활이 평탄치 못했다는 것과 영등포에서 현장 활동을 하면서 풍물재주도 익혔다는 여담을 들려준다.

 『지금도 열심히 전노협건설을 위한 문화선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뒷말을 맺는 장씨의 결의, 그리고「서노문협」의 결의에서 푸릇푸릇 일어서는 노동운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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