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또 다른 억압"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또 다른 억압"
  • 이수진
  • 승인 198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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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실천을 위한 서울지역 학부모회장을 만나

『나 역시 학생시절을 거쳤고, 또 중학교 교사생활을 약 10년 하면서 교육현장에서의 모순들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중학교 1학년의 학부모가 되어 교육문제들을 뼈저리게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3일 창립된「참교육 실천을 위한 서울지역학부모회」회장 최영주(39세)씨는 이 활동에 참여하게된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8년간 교육세의 대부분이 다른 곳으로 쓰여졌는데도 우리는 방관만 했습니다. 학부모 스스로 교육세를 내면서도 학교가 담당해야 할 교육부분을 학원으로 갖다주게 되면서 엄청난 이중부담 속에 절름발이 교육이 계속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즉, 또 다른 교육주체인 학부모가 교육 현실의 황폐화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음을 반성하고, 잘못된 교육정책과 빈약한 교육투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학부모들의 의지를 최영주씨는 강조했다.

 또 한편, 요즈음 어린 학생들 앞에서 전교조 가입교사들을 구타하는 교장과 교감, 일부 학부모들의 모습은 아이들의 눈에 무엇으로 비치겠느냐며『나이가 어릴지라도 아이들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떠한 눈으로 그 때의 일을 바라볼는지 생각해보세요』라며, 전교조 교사에 대한 탄압속에서 자행되는 비교육적 작태를 우려했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도 사무실에는 20여개지구 학부모회 임원들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날은 학교 육성회에 관한 문교법령들을 검토하고, 현재 전교조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전국 육성회장연합회가 법률위반의 불법단체임을 설명하고 있었다. 현재 학부모회에는 60대의 할머니로부터 20대의 젊은 학부형, 그리고 아버지들 등 약 450명의 회원의 구성원은 아주 다양하다. 한편, 학부모회가 발족한 후 많은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면서『도대체「참교육」이 무엇인가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아주 많았어요. 각종 교회단체의 모임 등에서 설명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달려갑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는 주체적 인간이기보다는 이기적이고 순응적인 인간을 만들어내는 교육, 정권이 바뀔때마다 개정되는 교과서의 문제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 8월 28일에는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 14개지역학부모회의 전국적 모임을 만들기 위한 준비위원회와 꾸려졌다. 이러한 학부모회가 자생적으로 시작된 모임이라 결속력이 단단한 조직을 꾸리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9월중에 공식적으로「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를 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현재의 활동 중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 잘못 알고 있는 참교육과 전교조에 대한 홍보활동이라고 지적하면서『언론에 의해 전교조 교사 때문에 수업결손이 일어났다는 등의 악의적인 선전속에 많은 학부모들의 전교조와 참교육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조기방학을 실시하고 개학을 연기했던 것은 수업결손이 아니라는 듯이 떠들고 있지요』라며, 그동안 곪을대로 곪은 교육문제가 이제서야 전교조 교사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겉으로 드러낸 것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오히려 이것을 너무 늦게 나타난 결과인지도 모른다며, 우리 교육현실에 대해 개탄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최영주씨는『학부모라는 공통의 입장으로 누구나 깊게 느끼고 있는 교육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학부모 또한 교육의 주체라는 생각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또 자기자녀만을 위한 극성스러움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었던가, 사랑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또 다른 억압은 아니었나에 대한 깊은 반성과 더불어…』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