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문화공간의 활성화를 바라며
교내 문화공간의 활성화를 바라며
  • 정영지
  • 승인 198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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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인들은 본교의 문화쉼터로 어떤 곳을 찾고 있을까. 교내 캠퍼스나 문화공연 장소를 이용하기보다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앉아 시간을 보내왔던 것은 아닌가. 우리의 건강한 예술적 욕구를 해소시켜 줄 장소에 무관심했던 생활을 반성하면서 현재 이화 내 문화공간의 상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화 내 문화공연장소로는 가정관 소극장, 학관 레크레이션홀, 김영의홀, 음악감상실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주도적인 활동장소로 인식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김영의홀은 음대 동문 및 교수, 학내 일반의 다양한 연주회 등이 열려왔다. 그런데 실제로는 몇몇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음대생들 연주 중심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이곳을 사용하려면 김영의홀 일정표 중 비는 시간을 골라 교학과에 신청해야 하는데, 음대연주회가 많기 때문에 개인이나 동아리가 빌려쓸 수 있는 시간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음대 교학과 손유정씨(사무직원)는『음악회에 한해서는 학생들에게 늘 개방하려고 하지만, 자체 연주회가 많아 비는 시간이 적고, 음악회가 아닌 경우 기물이 파손될 우려가 있어서 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이에 반해 인문대 연극반 박수정양(철학·2)은『이화인 전체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 특정인만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옳지 못하며, 파손을 이유로 학생들의 공연을 금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라고 반박한다.

 학관 레크레이션홀은 연극반의 연습 혹은 공연장소로 주로 이용되는데 농구부의 연습때문에 6시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이곳의 사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과정실에서 사용시간을 확인한 후 학교에 활동허가서를 제출하고 장소허가서에 체대 교학과장의 결재를 받아 다시 총무과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피은경양(의직·3)은『학내 공연장소가 부족한 상태에다 그런 곳을 한 번 사용하는데도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습이 무척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체대 교학과에서는『사용절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고 말하고,『학내공간을 이용하는 절차는 레크레이션홀을 포함해 모두 같으며, 전공수업시간 외에는 개방하고 있다』고 밝힌다. 또 레크레이션홀은 연극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조명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학교측에서 조명기구 설치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어 공연에 어려움이 많다.

 위에서 살펴본 공간보다 무대시설, 조명, 좌석 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소극장의 경우 한 번의 사용료가 4만5천원이며 보통 4~5회의 공연을 한다고 할 때 20여만원 정도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같은 사용료는 각 동아리 단체의 부족한 보조비를 생각해볼 때 큰 부담이 된다. 음대 음악감상실의 경우 스피커와 헤드폰 시설, 다양한 음반 등 현대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데, 홍보부족으로 학생들의 이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문화활동을 활발히 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학교가 문화공간운영을 효율화하고 학생자치활동을 계속해서 지원해주어야 한다.

 즉, 적극적인 홍보, 사용료의 적정한 책정, 다용도실의 실내개조, 더 많은 공간의 확보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화인 스스로의 참여의식이다. 아무리 좋은 공연과 시설도 관객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