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연구소들의 활동을 점검한다

 대학은 학문탐구와 변혁적인 사회 속에서는 사회참여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래서 대학내에서의 연구활동은 한 개인의 발전뿐만아니라 대학이 토대를 두고 있는 사회에 학문적인 성과물을 적용시킴으로써 그 사회의 발전에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학의 기능 중, 진리탐구의 역할이 잘 수행되기 위해서는 지식의 보존·계발·전승을 위한 연구활동이 특히 중요하다.
 각 대학내의 연구활동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행해진다. 여기서 피교육자들을 위한 도구를 형성하고 새로운 학문적 이론을 정립한다. 또한 학문적 성과물을 원활하게 사회로 환원하기 위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이런 활동등을 통해 연구소들은 대학내의 지적인 기반을 이루고 발전된 사회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특히 재원이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 특히 연구소의 활동은 사회발전여부에 큰 관건으로 대두한다.
 이에 본교내 연구소들의 연구현황, 학술적 성과와 연구활동의 문제점 등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본교내의 학술풍토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 연구소의 발전방향을 제시해보기로 하겠다.
 1958년 본교의 연구소는 최초로 한국문화연구원이 한국문화와 관련된 여러 영역을 연구·보급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많은 연구소들이 각 분야에서 연구활동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각 설립 목적에 따라 건립되어 현재 18개에 이르고 있다.
 본교내의 연구소들은 그 역할 수행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학교의 학사업무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기능의 연구소가 있다. 여기서는 학술적 연구이론의 창출, 보급보다는 학술연구를 함에 있어 좀 더 원활히 연구에 임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즉, 전자계산연구소나 시청각교육연구원이 그것이다.
「전자계산소」의 성격을 지닌 전자계산연구소는 교수연구지원을 위한 정보처리업무나 학생들의 성적처리 등 학교사무행정을 지원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지원업무뿐 아니라 컴퓨터 특강을 실시하여 컴퓨터 기초이해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둘째, 종합적인 연구기관으로서 광범위하게 본교내 교수들의 연구활동 조성의 업무를 맡아보는 곳이 있다. 이런 성격을 띠는 곳으로는 한국문화연구원과 한국생활과학연구원이 있다.
 당초에는 하나의 연구원으로 출발하였으나 학문발달이 시대가 흐름에 따라 점차 심화되어 업무가 방대해졌다. 이에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2개의 연구원으로 분화되었다. 그래서 한국문화연구원은 인문·사회·교육·예능분야의 연구를, 한국생활과학연구원은 자연과학연구분야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 업무내용을 살펴보면, 연구비 지급 등 재정의 효율적 관리 및 교내의 학술적 성과물들은 1년에 2차례 논총에 수록하여 발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한국문화연구원의 경우 이러한 지원업무 이외에 당초 설립목적에 맞추어 한국학 공동주제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6권이 발간된「한국학목록」은 한국학연구를 할 때 꼭 살펴보아야 할 중요자료로 평가된다.
 셋째, 연구소의 가장 고전적 임무를 수행한다고 할 수 있는 본격적인 연구중심의 연구소들이 있다. 이들은 다시 자연대의 기초과학연구소와 같이 단대와 긴밀한 연계하에 활동이 진행되는 단대부설연구소와, 단대에 특별히 속해있지 않으면서 자체연구활동이 진행되는 농촌문제연구소와 같은 2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대체로 전자의 경우 각 단대에 속한 교수들이 연구원으로 많이 참여함으로써 비교적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이런 예로써 법정대학의 경영연구소와 자연과학대학의 기초과학연구소를 들 수 있다.
 자연대 기초과학연구소는 자연대학내의 모든 교수들이 연구소의 요원으로 참여하고 연구소가 이들의 연구활동을 지원하여 비교적 활발한 공동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이런 과정속에서 1987년, 화학과의「콜로이드 화학」이 기초순수과학분야의 특성화연구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문교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특성화연구 지원대상이 된 연구분야의 담당 연구소는 동분야 기초과학연구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연구수행능력을 학계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현재 화학과 이외에 물리학과의「천체물리학」, 생물학과의「생리학」등도 각각 특성화연구대상으로 선정되었다.
 한편 법정대학의 경영연구소는 경제문제연구부, 회계문제연구부, 경영분석연구부 등의 부서를 두고 있다. 여기서는 기초연구작업으로써 한국경영·경제자료문헌총보 및 경영학번역 논집발간의 문헌작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여성경영인의 재교육을 위한「여성최고경영인강좌」가 많은 여성경영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런 연구소와는 달리 단대에 속해있지는 않으나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는 연구소로 대표적인 곳이 한국여성연구소이다.
 이곳은 한국여성에 관한 제연구를 통해 여성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여성지위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 연구소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한국여성편찬위원회, 한국여성사연구소, 여성자원연구소로 분야별 여성관계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발전된 여성학적 관점에서 연구를 실시하고자 현재처럼 통합되었다.
 현재 학부의 여성학 연구의 활성화와 더불어 한국여성관계자료의 수집·정리 및 여성학이론 정립을 위한 연구와 이의 보급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개발에 있어 국내 여성학계에서 본교 한국여성연구소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 뿐 아니라 사회복지관 등의 봉사기관을 운영함으로써 이론을 통해 얻어진 것을 현장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이 성과물을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역할도 아울러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교내의 많은 연구소들 모두가 제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고 있지는 못하다.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연구소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는 것이 재정지원 부분이다.
 각 연구소는 처음 학문적 필요성에 따라 설립되었지만, 진행과정 속에서 재정이 충분하지 못함으로 해서 유명무실한 연구소로 남게 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본교에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정확보통로는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을 통해서이다.
 첫째, 학교의 전체 재정 중 한국문화연구원과 한국생활과학연구원을 통해 지급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의 연구비확보는 연구자의 학문적 성과를 살펴보는 등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그러나 학교 재정속에서 연구비의 원천은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극히 작은 양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재정만을 통한 연구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 연구소 자체 내에서 국내외의 기관이나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연구들을 수행함으로 재정적 지원금을 유치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각 연구소의 그간 학술적 성과물이 인정을 받음으로써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활성화된 연구소가 이런 방법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은 재정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한편 특수한 예로, 연구소 자체내의 학문적 성과물이 직접 재정적 기반을 이루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교내 도예연구소는 전통도자기를 현대자기에 접맥시킴으로써 도예학의 전통적 계승을 연구하는 연구소이다.
 이곳에서는 이론적으로 연구되어진 도자기를 바자회의 형식을 통해 외부에 발표하고 보급함으로써 그 수익금을 다음 연구활동의 재정적 기반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이러한 재정을「청자고유색 복원」등의 연구에 재투자, 가장 유사한 색깔의 청자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교내상황으로 야기되는 이러한 문제들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학연구소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내에서 교수는 각 학과 교육에 매여있어서, 연구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연구소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외국의 경우 모든 교수들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참여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교수의 연구전담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내에서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 교수들이 학과에 매이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위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본교 내의 대학 연구소들의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그간의 연구활성화를 저해한 제문제점 등을 점검해보았다.
 앞에서 지적헀듯이 대학에서의 연구활동은 사회활동에 적용되어 사회의 진보 및 국가의 발전토대가 된다.
 이제 점차 지식의 보존·계발·전승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사명은 점차 더 중요한 의미를 띠어가고 있다. 그것은 대학이 연구기관으로서 제 구실을 다함으로써 사회와 시대를 발전과 번영으로 이끄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설립 당시의 의도와는 달리 현재 활동이 부진하여 그 명맥만을 유지하는 본교내의 연구소들은 자기반성과 평가를 통해 새롭게 연구소의 위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교내 학술풍토 발전에 있어, 하나의 계기점으로 자리잡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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