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의문사로 불리우는 학우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지난 8월 15일 거문도에서 발생한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이내창군의 변사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일간신문에는 짤막한 보도기사가 실렸을 뿐 지금까지 세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사건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별다른 수사의 진전없이 사건은 은폐되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7일 중앙대 총장의 사인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되면서 다시 사인규명을 요구하는 움직임들이 구체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난 5일 타살의 증거가 너무 명백했던 이철규학형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거리에서, 학교에서, 명동성당에서 사인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벌였던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정부는 끝까지 익사라고 규정을 지었던 정권의 부도덕성도 또한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당국은 또 다시 사건의 진상규명은 커녕 학생조사단이 제기한 의문점에 대해서도 대답을 회피하면서 단순한 사고로 축소·은폐 조작하려 하고 있다. 시체 발견 당시 하의, 양말, 신발이 그대로 있었고, 유독 상의, 안경, 시계가 없으며 혁대를 풀어놓은 점에서, 자살이란 상식에서 어긋난 일이며, 또한 동행인이 있었음에도 그 후 행방을 감춘 것, 진술자들이 후에 가서는 목격사실을 다시 부인하는 등의 의문이 아직 산재한 상태이고 더구나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진전상황에 대한 공개를 하지 않은 점들은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이내창군이 평축관련 구속자 중「민중해방운동사」걸개 그림 제작으로 구속된 차일환씨와 함께 미술운동을 해왔고「국민대 학원프락치사건」의 당사자인 김정환씨가 안성캠퍼스로 피신했다 서울로 올라간 14일 이후 행방불명되었다는 점은 단순 자살익사의 논리만으로는 사건설명을 부족하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의문사로 불리는 학우의 죽음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의혹의 눈길과 함께 정권에 대한 비도덕성에 분노를 느껴왔다. 애써 감추려하는 이번 사건도 지난 이철규학형의 억울한 죽음처럼 그대로 묻어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학우를 정권의 희생물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끝없는 관심과 투쟁만이 학우의 억울한 죽음을 밝힐 수 있을 뿐이다.

 아울러 체재유지를 위해서는 어떠한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는 현정권에게 진상규명을 엄중히 경고하며, 이러한 주먹구구식의 사실은폐는 결국 민중들의 손에 의해 밝혀질 것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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