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의 방향 전환을
학생운동의 방향 전환을
  • 이대학보
  • 승인 198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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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에 후문을 통해서 학교에 들어 가려는데 전경들이 가로 막고 검문을 하고 있었다. 그 며칠 전에도 나는 그와 꼭 같은 일을 겪어야만 했다. 
무슨 이유에서 그랬던지 간에 어떻게 학교의 주인이 출입하는데 경찰이 차단하고 검문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나의 평범한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학교 수위는 아예 제쳐 놓고 경찰이 문을 지키면서 학생과 교직원들의 출입을 도맡아서 단속을 하고 있으니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 가고 있는것인지 의아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유신때나 5공화국시절에도 그런 일을 당해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민주화의 방향을 간다고자처하는 6공화국의 경찰당국이 시행착오에서 그랬는지 또는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요즘에 석연치 않은 일들이 적지않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몇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경찰이 대학의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었던 사실은 이유여하에 불구하고 틀림없이 권위주의적 공권력의 재발동이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이 학원사태와 관련하여 학원의 혼란을 방지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순간적 조처라고 보아야 할것인지 또는 그와같은 현상이 소위 좌익학생들을 척결하고 운동권에 제동을 가하기 위한 통제정책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에 일련의 정치·사회적 진통을 겪어온 것은 역사적 발전을 위한 전환기적 현상이라고 우리는 자위하면서 모든 혼란과 고난을 감내하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사회·정치적 혼란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학원사태와 노사분규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민생치안의 부재, 정부와 정치 지도력의 무능, 정치권의 무력과 어놀으 서투른 역할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치적 전환기의 혼미상태가 더욱 복잡하게 가중되면서 정치적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는 커녕 더욱 얽혀만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같은 상황에 대하여 정부를 비롯, 대학과 노조 및 경영측과 언론계등 각계 각층과 심지어 국민 모두가 혼란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져야한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이 나라의 자유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갚은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사람들이 대학인들이라는 이론이 있을수 없다.  그리고 이 나라 역사의 방향을 바로잡고 바람직한 정치·사회적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며, 우리 국민들이 전정으로 바라는 자유민주화를 구현하는데 앞장서야할 사람들은 다름아닌 우리 대학인들이라는 점을 재인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해동안 대학은 대학 본연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다기보다 소수의 운동권 학생들에 의해서 그 기능이 부분적으로 지배된 채 나라의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대로 잡아 주지 못하고 그해결의 실마리를 더욱 얽혀만 놓은 상태에서 이제는 학생운동의 방향감각 마저 앚어버리지나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운동권 학생들의 학생운동과 그들의 투쟁방식에 대하여 이전에는 어느 정도 공감도 하고 동조도 했으나 요즘에는 운동권을 외면 내지 비난하고, 심지어는 일부 학생등의 폭력적 수단방법과 맑스·레닌주의에 입각한 주사파적 이념의 사고방식을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다는데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수들도 유신과 5공시절에는 학생운동에 때로는 동조, 격려도 하면서 그들의 행동에 동참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운동권의 편향된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과 맹종, 그리고 패권주의적, 극단적 폭력주의에 의거한 계급혁명론을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체 학생운동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6공이 5공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게하고, 소위 한국판 매카시즘의 발동을 멈추게 하며, 언론자유가 침해 당하지 않고, 5공 비리의 척결을 촉진시키며, 극우파 세력의 재기를 억제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구조적 모순을 개혁하는 방향을 모색하려먼 학생운동이 새학기부터 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비폭력·비극단적인 새로운 이념의 방향을 찾는것이 대학사회를 위할뿐 아니라 이 나라의 정치·사회적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길이라고 전망된다.

안광식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