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22일 면담에서「박물관 개관이후 미대증축」약속

 서울지역대학들 가운데 본교와 같이 밀도높은 학교도 드물 것이다. 학내 곳곳을 살펴보면 건물들이 학교 전체 공간에 비해서 만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강의실이나 실기실 같은 실질적 학문공간은 꽤나 부족하다.

 이는 80년대 초에 졸업정원제가 실시되면서 급격히 학생수가 팽창되었으나 그에 따른 공간확보와 교육시설증대가 함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대의 경우 실기실 확장, 판화도구 및 기재 확보, 도서자료, 전용모델, 통풍시설 등은 학문의 질적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원활한 수업을 위해서라도 요구되는 부분이다. 89년 1학기 미대 등록금은 지난해말에 있었던 등록금동결투쟁에도 불구하고 18.9%라는 비교적 높은 인상율을 보였다.

 당시에 미대 학생회는 학원자주화운동을 전개하면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해명과 내역 공개 ▲서양화과와 동양화과에 실기실을 각각1개씩 늘려줄 것 ▲전용모델을 고용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밖에 매점, 휴게실 설치, 화방 등의 복지문제도 함께 논의되었다.

 현재 미관은 7개학과 과룸이 1개의 학생회실에 모여있으며, 1,2학년은 전용 실기실이 없어서 한 실기실을 서양화, 동양화과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3,4학년은 실기실을 A, B반으로 나누어 사용하는데 한 학생당 1평의 면적에서 실기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학생은 집근처에 자신의 화실을 차리기도 하지만 그렇지못한 학생은 실기실 문제로 어려움이 크다.

 홍익대의 경우에는 각학년 당 실기실이 3개씩 있고 1인당 2평의 공간속에서 실기가 실시된다.

 본교 대학원생의 실기실 상황은 더욱 열악한데 1학기 동안만 학부생의 실기실을 사용하거나 복도를 실기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미대학생회장 박효실양(서양화·4)은『실기실 부족때문에 이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끼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며, 덧붙여서『미관에 학생회실1개, 동아리실 1개밖에 없어서 과별모임을 갖거나 토론할 장소도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라고 자치공간의 부족도 이야기한다. 본교 미대학생수는 1천 5백명으로 전체 학생의 10%를 차지하는데도 자치공간에 대한 학교의 실질적인 배려는 없는 형편이다.

 이런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교측은 지난 3월「미관 옆에 있는 도예관 위로 미대가 사용할 2층건물을 증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관증축계획을 위한 기초공사도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22일(금) 미대 학생회와의 면담과정에서 미대 교학과장 김영기교수(생미과)는『도예관에 있는 박물관이 테니스코트장 옆에 새로 지어진 박물관으로 모두 이전한 다음에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실질적인 공사는 100주년 기념 박물관이 개관할 예정인 90년 5월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학기에 미대 학생들이 요구한 사항중에서 지금은 휴게실 설치와 부족했던 의자구입 등 부분적인 것만 관철되었고 그밖의 것은 실제로 수렴된 것이 없다.

 미대내 문제 중 공간부족현상은 몇년전부터 계속된 고질적인 것이고, 재학생들 사이에서조차 「신입생을 적게 뽑자」는 소리도 높다.

 새롭게 도예관 위에 건물이 증축되면 어느정도 해소가 되겠지만「건물완성전까지는 어쩔수 없다」는 학교측의 답변은 무성의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진정으로 미술교육 45년의 역사를 가진 본교 미대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요구되며 현재 개선 가능한 부분부터 고쳐나가는 성의있는 학교측의 대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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