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의원 간첩사건」으로 정국이 경색국면을 치닫고 있다. 이철규열사의 죽음으로 열세에 몰리던 현정권은 임수경양의 방북을 계기로 대대적인 반공이데올로기를 유포하여「난국타개」에 심혈을 기울이더니, 마침내 서의원서건으로 완전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종교계 · 언론계에까지 넓게는 학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교의 경우 이미 집시법위반으로 축전준비위원장 송록희양이 구속된데 이어 지난 11일 총학생회장 이귀혜양과 서부지구 투쟁본부장 이윤옥양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또한 법원으로부터 총학생회 사무실, 학생회관, 단과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 · 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 압수 · 수색영장은 19일로 시효는 만료되었지만 연장이 가능한 상태여서 경찰에 의한 학원의 압수 · 수색가능성은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은 비단 본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다. 조선대, 한양대등의 대학에 이미 엄청난 물리력이 동원되어 학교기물파괴등의 문제점을 유발시켰고, 이제는 사전영장도 없는 공공연한 공권력남용이 만연되어있다.

이러한 공권력에 으한 학원침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른 현정권이 서의원 사건을 부여잡은 정국의 우세권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탄압의 빌미를 마련하려는 의도이며, 또한 광범위한 반공이데올로기 여론을 형성하여 국민의 지지하에 보수대연합을 꾀하려는 의도의 일방편임이 분명하다.

이는 시위용품압수라는 명목아래 실시된 압수수색이 시위용품과는 무관한 기물파괴는 물론 심지어 교수회의실, 학생처사무실의 캐비넷마저도 부수는 만행에서도 잘 반영되어있다.

또한 경찰이나 검찰이 학원에 대한 압수 · 수색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현재 자행되는 학원탄압이 단순히 「좌경용공」학생들을 검거하기 위한것뿐만 아니라, 가장 신성하며 자율성을 기본으로 하는 학원에 대한 도전임을 알수있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 한양대의 경우, 검찰을 상대로 학교와 총학생회가 함께 고소를 한 상태이고, 고려대 서창캠퍼스 교수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관계자의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

학원을 지키는 것은 학원의 주인들이다. 단순히 규탄하고것에 만족한다면 학원은 계속해서 공권력에 휘청거릴수밖에 없다. 학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과 함께, 학원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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