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호 학보를 맞으며
900호 학보를 맞으며
  • 이대학보
  • 승인 198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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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첫 발을 들여 놓고 고등학교때는 볼 수 없었던 학보를 받아보며 신기해하던 기억이 얼핏 뇌리를 스친다. 친구들에게 학보를 보내기 위해 정문과 후문을 열심히 왔다갔다하면서 학보를 나누어주던 학보사 기자를 어떻게 속일까하는 고민을 하던 1·2학년때의 기억이 무척 새롭다.

 학보를 편지 대용으로 당연하게 생각하였던 그 때는 학보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입방아를 한참 찧어 보기도 했다. 아마 이화인이라면 이러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고, 아니면 이러한 경험들을 쌓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4년의 대학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다가왔던 학보가 이제 900호를 맞이하여 그 완숙의 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음을 바라보며 기쁘고 진심으로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화인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해결해주고 간지러운 곳을 박박 시원하게 긁어주며 때론 얄미운 면에 따끔한 침도 놓아주면서 이화인과 함께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해 온 학보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발전의 도정에서 겪은 고난과 시련들을 힘겹지만 뜨겁게 이겨냈기 때문일 것이다.

 86년과 89년에 있었던 대학언론의 자율성 쟁취를 위한 학보사 기자들의 의롭고 힘찬투쟁을 이화인들은 모두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알리고 선진사상과 학문을 전파하며 이화인에게 주인된 의식을 일깨워주려 노력하는 학보사 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900번의 신문이 제작되면서 그 속에서 빛나기도하고 또는 묻히기도 한 학보사 기자들의 땀과 눈물과 한숨과 열정을 다시 생각하며 이제 이대 학보가 더 알차고 이화인의 생활에 더 많이 밀착된 모습이기를 바라며 높은 질로의 도약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화인의 요구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 이화인의 조금은 무관심한 그리고 무감각한 사고에 작은 사색의 파문을 던져줄 수 있는 내용과 선진적 사상과 학문을 전달하는데 있어서도 새롭고 신설한 방법의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학보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화인 전체의 성원과 노력 또한 요구된다고 하겠다. 즉, 학보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비판과 내용에의 참여라는 부분이 이화인의 역할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이대학보가 이화인의 삶에 힘과 용기 그리고 진실을 던져주는 빛의 신문이길 바라며 지금까지 학보를 지키고 다듬어온 여러 분들께 치사를 드린다.

 이정화(과학교육학과,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