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하영 기자
‘대동하는 이화’를 위해 21일(월)∼23일(수) 학내 곳곳에서 전시·공연·장터 등이 진행됐다. 지난 3일은 대동제를 준비해 온 이화인의 땀방울이 푸른 5월의 하늘에 열기를 불어넣는 시간이었다.  

△톡톡 튀는 이색 아이디어 장터

대동제 먹거리 장터는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장터를 돌다 보니 옷·귀걸이를 판매하는 특별한 장터가 눈에 띈다. 이색 아이디어로 주목받은 장터를 따라가 보자.

“사진찍고 가세요∼” 보라색·흰색 등 색색의 긴 원피스를 입고 대나무로 만든 고깔모자를 쓴 모습에 이화인들의 시선이 머문다. 이들은 바로 이주여성자원봉사모임 ‘다정’의 회원들이다. 23일(수) 학문관 앞 장터에서 방성현(경영·07)씨가 장터 천막 안으로 들어오자 박보람(경영·07)씨는 방씨에게 어울리는 의상을 골라주고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다. 옷들은 동아리에서 올겨울 해외봉사를 갔을 때·이화 프론티어로 베트남에 갔을 때 사온 것으로 모두 동아리 회원들의 개인 소장용이다. 방씨는 “동아리 특색에 맞게 준비된 것 같아 신선하다”고 말했다.

장터를 물건 파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이화인에게 무상으로 물건을 나눠주는 ‘JOY’의 발상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JOY’의 장터는 22일(화)∼23일(수) 이틀간 진행됐다. “정말 그냥 가져가도 돼요?” 아직도 의아해한다. 이미진(과교·04)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나누고 살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터에 모인 물건은 총 230여 개. 물건 중 80%는 동아리 사람들이, 나머지는 기업과 우리 학교 학생들이 기증한 것이다. 물건을 가져간 사람들은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공책에 방명록을 쓰고 간다. ‘쉽지 않은 기획인데 매년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작년에도 왔었는데 정말 좋아요. 잘 쓰겠습니다!’등의 글들이 적혀있다.

올해 장터에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벤처 이화인’들도 참여했다. 23일(수) 장터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을 들고 나온 오정희(패디·02)씨는 “학교를 다니는 마지막 학기라 적극적으로 축제에 참여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귀걸이·목걸이 등을 장터에 갖고 나온 황금빛(작곡·05)씨는 “학생들이 예쁘다고는 하지만 가격을 보면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촛불을 모아 모아 이화인이 하나 되기

총학생회는 21일(월)∼23일(수) 대동제가 열렸던 3일 동 안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처음 이틀간은 학문관 앞 중앙무대에서 오후6시30분에 이뤄졌다. 대동제 마지막 날인 23일(수)에는 폐막식이 열린 스포츠 스트립에서 행사가 열렸다.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 오후7시가 되자 대동이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초를 나눠줬다. 이화인들이 하나둘씩 불을 켜자 행사가 시작됐다. 촛불문화제에서 총학생회(총학)는 모여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만[투:] 기금을 모았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올해부터 등록금 고지서에 학생회비·교지비 등이 분리돼 있어 학생회비가 작년의 반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학생회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는 다만[투:]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 참여를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기획됐다. 총학의 의도와는 달리 21일(월)과 22일(화)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이화인들은 각각 20명이 되지 않았다.

△속 시∼원하게 한 판 벌여보세!

“자∼갑시다!” 우렁찬 구호소리와 함께 풍물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풍물패연합회는 대동제의 마지막 날인 23일(수) 정문 앞에서 한바탕 큰 판을 벌였다. ‘내겐 너무 무심한 그녀, 이화’라는 주제로 약 2시간가량 마당극과 풍물연주가 열렸다. 121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이그화트’마법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허리부터·에로미온느·놈 등이 출연했다. 귀가 막혀서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듣지 못하는 총장의 귓밥을 마법으로 빼낸다는 줄거리다.

“이거 뭔가 해결이 필요해!” 허리부터가 친구들과 함께 마가나쓰 총장에게 편지를 보낸다. 마당극을 보는 이들도 “옳소!”하며 맞장구친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검토 중’과 ‘실현불가’라는 통보뿐이었다. 때마침 들리는 ECC 공사현장의 소음이 마당극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총장의 답변으로 실망에 빠진 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총장이 마법에 걸려 귀가 막혀있다는 것. “치키치키∼” 다함께 총장의 귀를 뚫게 하는 마법을 부르며 율동을 한다. 마당극 막바지에 이르러 ‘쿵덕쿵덕’장구 소리와 함께 주인공들이 총장의 귀에 막혀있던 귓밥을 풀어낸다. 노란색 천이 총장의 귀에서 끝없이 뽑혀나온다. 풍물패가 만든 커다란 원 안에서 신나게 춤을 추자 구경하는 이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박수를 친다. 모두가 ‘대동’했던 신명나는 판이 끝나자 뜨거운 함성소리가 하늘을 가득 메운다.

민성희(특교·07)씨는 “정말 신나고 역동적이었다”며 “마당극을 통해서 함께 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고 평했다.

△함성 가득했던 대동제, 막을 내리다

23일(수) 오후6시, 잔디의 연둣빛이 가득한 스포츠 스트립에서 대동제 폐막제가 시작됐다. 10여 개의 단과대학(단대)·자치단위 깃발이 폐막제의 시작을 알리며 펄럭였다. 금빛 옷을 차려입은 응원단 파이루스의 힘찬 함성이 열기를 더했다.

학생들은 속한 단대 별로 해방팀과 이화팀으로 나눠 게임에 임했다. 먼저 영산 줄다리기의 숫줄·암줄을 정하는 깃발 뺏기가 진행됐다. 깃발 뺏기는 공격과 수비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가 변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체대·공대 학생을 앞세운 이화팀이 사회대·동아리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해방팀의 수비를 무너트려 승리를 차지했다.

페막제 3부에서는 대동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산 줄다리기가 펼쳐졌다. 첫 번째 게임에서는 해방팀·이화팀 모두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약 5분간 평행을 유지했다. 하지만 결국 힘이 빠진 해방팀이 이화팀쪽으로 끌려갔다. 승승장구하던 이화팀은 다음 게임도 승리로 이끌었다. 해방팀과 이화팀의 점수가 0:2가 된 상황에서 3번째 게임이 펼쳐졌다. “내려와서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구호에 구경하던 지역주민들도 모두 경기에 참여했다. 징소리가 울리자마자 이화팀은 해방팀 쪽으로 끌려갔고, 마지막 게임은 해방팀의 승리로 끝났다.

이 외에도 폐막제에서는 17일(목) 고공농성 현장을 담은 동영상·3일간의 대동제 현장을 생생히 담은 영상 등이 재생됐다. 또 ‘바위처럼’·‘처음처럼’음악이 재생될 때마다 학생들은 원을 이뤄 율동을 했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이번 대동제로 인해 이화인이 하나 될 수 있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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