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가 121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우리 민족의 역사, 우리 나라 여성의 역사와 함께 영욕의 세월을 지낸 이화가 3갑자(甲子)를 넘어서는 해다.

작년까지 우리 학교는 ECC 캠퍼스 건설, 파주 교육·연구 복합단지 건립, 구조조정 등 큼직한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일을 벌이기 보다는 잠시 움츠리고 벌였던 사업을 정리하여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학교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완공을 앞둔 ECC 캠퍼스는 건설에만 1천억원의 돈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ECC는 지하 건물로 이뤄졌기 때문에 조명비용·경상비 등 유지비용이 계속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학교 측에서 공식적으로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지비만 70억대라는 소문이 무성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건설에도 고비용을 지출했는데 이후에도 거액의 유지비용이 들어간다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음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파주 복합단지 역시 골치 아픈 상황이다. 우리 학교가 계약한 에드워드 미군 반환 부지의 일부가 오염 지역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기획처는 이에 대해 국방부가 반환공여 구역을 지자체에 처분하기에 앞서 환경오염치유 등의 의무를 규정했으므로 오염정화의 비용은 국방부가 책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토양 오염은 한 번의 정화로 회복하기 어렵다. 장기간에 걸쳐 비용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오염지역에 대해 비용뿐만 아니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 

이대 동대문 병원 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동대문 병원은 최근 우리학교 재단이 지원을 중단해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연규월 병원장이 사표를 제출 한 것이 지난 3월19일 인터넷 의료 신문 '데일리 메디'에 보도 됐다. 동대문 병원은 이미 10년 넘게 적자가 계속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일시적인 해결만 모색하고 있다고 알려진 상태다. 학교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병원인 만큼 고질적인 병원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학교는 세계 100대 대학을 목표로 국제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그럴듯한  학술원·파주 복합단지·ECC 건축물만 가지고 세계 대학 진출을 꿈꾸기는 어렵다. 이럴 때일 수록 현재 벌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100대 명문 대학으로 가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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