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ECC 건설을 위해 설치한 가계단 및 가설통로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기 않기 때문이다. 대강당과 본관 사이에 설치된 가계단은 계단이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높이차가 상당한 경사진 곳에 철판과 각목 세 개 대놓은 것을 계단이라고 설치해 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손잡이는 기대할 수조차 없다. 비라도 오는 날에 그 미끄러운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정문과 박물관 사이에 설치된 나무 계단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손잡이(난간)가 설치돼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위험하기는 본관 계단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나무로 된 계단은 많은 학생들의 왕레로 계단 끝이 심하게 닳아 있다. 게다가 미끄럼방지 장치는 설치되어 있지 않다. 무뎌진 계단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워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나도 그곳에서 미끄러진 경험이 있다. 눈이 내리던 날이라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당시 나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이외에도 박물관 옆 가설통로에 깔린 고무매트가 미끄럽고 오래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기사를 이대학보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나도 구멍난 곳에 구두굽이 빠져 당황한 학생들을 여러번 본 적이 있었다. 특히 한꺼번에 여러명이 지날 때 통로는 삐걱거리다못해 심히 흔들리기까지한다. 공사중인 곳을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위험천만한 일인데,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구조물마저 덜컹거리고 허술하다니!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내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할 의무가 있다. 특히 학내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므로 학교는 학생의 안전 보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정문 앞 가계단에 미끄럼방지 테이프 설치를 하는 것은 물론, 이화­포스코관과 학관 사이 계단에 설치된 것처럼 계단 끝을 가늠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주었으면 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건물의 계단도 점검해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설치 혹은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한다. 외관상으로 보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설치를 거부한다면 학교는 이곳이 과연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 재고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관광지처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학생들은 안전하게 수업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학교에서만큼은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입학 후 지켜본 학교는 늘 말로만 학생을 위하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학교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다면 이러한 작은 일에서부터 학생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김미소(법학·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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