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에 선정된 강명순(시청각교육·74년졸)목사

사진 : 김하영 기자
“예수처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어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해온 것뿐인데 상을 받는다는 것이 과분할 따름이죠”

수많은 빈곤층 아이들의 엄마·할머니·목사가 되어주는 강명순(시청각교육·74년졸) 목사는 30년 넘게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제11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에 선정된 그를 25일(금), 서대문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강 목사는 말 그대로 ‘빈곤층의 대모’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부스러기)’·‘신나는 조합’ 등을 통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는 등 빈곤퇴치 운동에 앞장서왔다. 자발적 청빈을 실천하고자 상곡동·월곡동 등 빈민촌을 옮겨다니며 현재까지도 판자촌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이화에 재학 중이던 72년, 도시빈민 봉사활동을 통해 현재의 삶과 첫 인연을 맺었다. “씻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따라오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서 이 길을 걷게 됐나봐요”

그가 대표로 있는 부스러기는 빈곤층 아동에게 급식·공부방·장학 등의 사업을 지원한다. 21년 전 1천원으로 시작한 부스러기는 현재 290여개 지역 아동센터에서 전국의 9천700명 아동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먹을거리·학비·의료비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문화행사·가정폭력 피해아동을 위한 민들레쉼터 등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20년까지 빈곤·결식아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빈나2020’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강 목사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부터 ‘신나는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시작해오고 있다. 이 사업은 가난한 이들에게 무담보·무보증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업으로 총 317명의 창업을 도왔다.   

아이들로부터 편지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강 목사는 어느 꼬마가 보낸 카드를 보여주며 말을 잇는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폭행당해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내가 힘들까봐 걱정해줄 때 가슴이 뭉클해지죠”

반면,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자신이 보듬은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깨지던 때 그는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은경(가명)이라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소녀였죠. 가난하고 외로운 삶이 힘들었는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양말 공장·주유소·술집 이곳저곳을 방황했어요. 결국 주위의 냉담한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해버렸죠. ‘마음 속 슬픔들을 털어놓을 사람은 없었어. 내가 죽었을 때 날 위해 울어줄 사람이 있을까?’라고 적힌 그 애의 유서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중요하게 여기고, 현장에서 살며,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섬기자는 원칙을 어기지 않으려고 매일매일 제 자신을 채찍질해요” 마음이 느슨해지고 이 길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죽은 아이의 유서를 꺼내보며 마음을 되새긴다는 강명순 목사. 9천5백여 명의 빈곤 아이들이 부스러기의 도움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날이 왔으면 한다는 그에게서 또 한명의 ‘예수’를 볼 수 있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를 후원하고 싶은 학생은 ARS 전화(060­-700-­1265)를 이용하거나 갓피플(http://music.godpeople.com/)·멜론·도시락에서 ‘꽃이된 부스러기’·‘다시다시 사랑하자’·‘부스러기가 꽃이되자’ 컬리링과 벨소리를 MP3로 다운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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