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포스코관(포관)과 학관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빔프로젝터 등 학습 기기의 고장이 잦아 교수와 학생들이 수업에 불편을 겪고 있다. 또 고장난 학습 기기 수리가 지연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7일(금) 기준, 포관과 학관 강의실 컴퓨터 총57개 중 전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파워포인트 등 수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열리지 않는 컴퓨터는 총 20개. 교무과에 접수된 컴퓨터 수리 요청은 지난 3월 19건, 4월 총 18건이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빔프로젝터 때문에 시험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4월21일(토) 포관 464호‘미분적분학’ 중간 시험 시간, 담당 교수가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시험을 출제하려 했으나 컴퓨터와 빔프로젝터가 연결되지 않았다. 시간이 약 20분 가량 경과돼 결국 교수가 시험 문제를 직접 칠판에 쓰고 학생들이 받아 적는 방식으로 치뤄졌다.

당시 시험을 치른 ㄱ(공학·07)씨는 “학교의 미흡한 시설 관리로 수업권이 침해됐다”고 말했다. ㄴ씨(공학·07)는 “기기 오작동으로 비난받은 교수와 제 때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 모두 피해자”라고 말했다.

허규정 교수(생명과학과)는 10일(목) ‘일반 생물학’강의 시간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고 결국 컴퓨터가 다운돼 준비한 자료로 수업을 하지 못했다. 그는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고쳐줄 것을 교무과에 몇 번이나 요청했지만 ‘이상이 없다’는 대답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수업을 듣는 김민정(환경공학·06)씨는 “시각 자료를 보며 공부할 때 어려운 내용을 더욱 이해하기 쉬운데, 말로만 수업을 들으니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 점검을 통해 수업 중 학습 기기가 작동되지 않아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잦은 고장에 대한 정기 점검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교무과 이은규 과장은 외부 보수업체인 한솔데이터가 월 1회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방학 중에 모든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재설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컴퓨터를 위탁 담당하고 있는 한솔데이터 유철희씨는 “한 달에 1번 정기점검은 실시하기 어려우며, 유동 인원이 적은 방학 중에 대대적인 정기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복잡한 절차가 수리를 지연시키기도 한다. 원칙적으로 컴퓨터와 빔프로젝터 등 수업 기기에 대한 수리 요청은 1차적으로 해당 강의동의 행정실로 해야한다. 행정실은 이 사항을 교무과에 전달하고 교무과는 컴퓨터를 위탁 관리하는 ‘한솔데이터’로 연락을 취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즉각적인 수리는 이뤄지기 힘들다.

이에 교무과 이은규 과장은 “즉각적인 컴퓨터 수리 요청를 원하는 학생 및 교수는 직접 한솔데이터(3277­4886)로 문의하면 된다”며 한솔데이터에 불편 사항 접수하면 관리 직원이 2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 8시간 내에 보수를 하도록 계약이 체결돼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이를 모르고 있다. 한솔데이터 유철희씨는 “직접 전화해서 수리를 요청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연세대는 학생·교수와 수리 담당부서를 바로 연결하는‘One stop’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One stop 서비스센터 김종만씨는 “매 시간마다 기기를 살펴보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점검을 해 수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정지수(화학·04)씨는 “비품이 고장나 수업이 지연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