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시간 때문에 수업 빠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학생들, 비효율적·일률적 졸업앨범 촬영의 변화 요구

졸업사진 촬영을 앞둔 4학년들이 지연되는 촬영 일정 및 변경된 사안의 뒤늦은 공지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국어국문학과·행정학과 등 일부 학과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촬영 일정이 여러 차례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변경된 일정 공지가 늦어져 학생들이 메이크업 예약·수업 출결 등에 지장을 받았다. 김은영(국문·04)씨는 “메이크업·헤어 손질 등 준비할 것이 많은데 촬영일 하루 전날 오후6시가 돼서야 변경 사항을 공지 받았다”고 말했다.

조수연(행정·04)씨는 “촬영이 2번이나 연기됐다”며 “매번 공지가 늦어져 미용실 예약시간 변경하기에도 빠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촬영 날짜를 잡을 때 미리 날씨를 확인해 또다시 변경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홈페이지(2007ewhain.net/)에는 ‘두 번이나 연기됐는데 18일에도 비가 온다니…. 미용실 예약도 몇 번씩 연기하고, 수업 출결과 관련해 교수님께 몇 번을 말씀드리는지 모르겠다’·‘과제·기말고사 준비로 점점 바빠지는데 촬영이 25일로까지 미뤄진 것은 너무하다’ 등의 불만이 게재됐다.

졸업앨범을 관리하는 최정아 교육환경개선국장은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있으나 일기예보가 수시로 변경되는 점이 어렵다”며 “신중을 가하기 위해 다음 날 상황을 최대한 알아보다 보니 공지가 촬영일 전날 오후6시에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일정 변경 시 각 학과별 이화인들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 못해 공지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불편사항으로 작용한다. 야외·실내에서 이뤄지는 개인·단체사진 촬영은 모두 같은 날 진행된다. 촬영이 보통 3시간 넘게 진행돼 일부 학생들은 수업을 빠지는 일도 발생한다. 서하나(영문·03)씨는 “학생 수가 많아 하루에 모든 촬영을 다 하다 보니 수업을 3개나 빠졌다”고 말했다. 이시현(국문·04)씨도 “촬영 예정일과 수업이 겹쳐 전공수업을 빠져야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사진 촬영이 마지막 순서라 다른 친구들이 개인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졸업사진 촬영이 수업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차은영(경제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졸업앨범 촬영 때문에 수업을 빠지는 것은 안 된다”며 “학생들이 알아서 수업시간을 피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말복 교수(무용과)는 “수업시간과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수업시간과 촬영이 겹칠 경우 결석을 허용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광개토대왕 스튜디오 이보경 팀장은 “학생 개개인이 다른 시간에 촬영하게 되면 단체사진을 찍기가 어려워 하루에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고 말했다. 최정아 교육환경개선국장은 “단체사진 촬영은 최대한 학생들이 많이 모였을때 찍어야 해 하루에 개별촬영·단체촬영이 같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체사진 촬영과 개인사진 촬영을 서로 다른 날에 진행하면, 학생들도 여러 번 준비해야 하고 준비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불편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개인사진 촬영 시간이 유동적으로 조정되거나 학교 차원의 관리 등 졸업 예정자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형주(행정·04)씨는 “이름 순서대로 개인촬영 시간을 다르게 배분해 기다리느라 소모되는 시간을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초희(문정·04)씨는 “교수님 양해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결석 처리되기도 한다”며 “촬영으로 인한 결석·촬영일 조정 등의 문제를 학생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관리·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정아 교육환경개선국장은 “각 단대별 대표 1명·총학 구성원으로 이뤄진 졸업준비위원회(졸준위)가 구성되면 보다 원활한 일정 조율 및 촬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졸준위 구성은 총학·단대·과 학생회가 모여 소통이 원활히 진행될 때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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