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포트폴리오 등 자격 요건 충복해야 가능…실기 경험 부족해 어려움 겪기도

많은 학생들은 부·복수 전공과목으로 경영·경제를 선택한다. 2006학년도 2학기 경영학 복수전공자는 691명, 경제학 복수전공자는 486명이었다. 이런 때 주류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목을 이수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비예체능계열 주전공생으로서 예체능 과목을 부·복수전공하는 이화인들이다.

예체능 전공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별로 제시한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 체육학·무용은 원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다 이수할 수 있다. 음악대학 전공은 부·복수전공 신청자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한다. 취미생활인 피아노 연주를 통해 성악에 관심 갖게 됐다는 진승연(독문·04)씨는 성악을 부전공하고 있다.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교회 성가대들의 노래 실력에 반한 것도 성악을 선택한 이유죠.” 그는 오디션을 통과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음악학원을 다니고, 꾸준히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왕지연(경영·03)씨는 장래에 스포츠경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사회체육학을 복수전공하는 중이다. “농구동호회활동을 할 만큼 체육도 좋아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성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미래에 쥬얼리 분야 MD로 활동하고 싶다는 이초아(의직·03)씨도 패션 관련 전문 지식을 기르고자 패션디자인을 부전공한다. “의류직물학은 산업적인 면을 많이 배워요. 패션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예술적인 감성도 키우고, 패션의 전반적인 면을 배우는 게 목표에요.”

이초아씨처럼 조형예술대학(조형대)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좀 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형대 내 모든 전공은 부·복수전공 신청자를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심사와 면접을 실시한다. 조소과는 면접 대신에 소조실기 테스트를 본다. 여기에 한국화(기초채색화, 전통산수, 한국인물화연구 3과목 이수)와 도자예술(기초도예Ⅰ.Ⅱ와 전통도예, 형태탐구 중 1과목 이수)은 특정 과목 이수를, 회화판화·시각정보디자인·복식디자인은 ‘신청 전 학기까지의 회화판화전공 평점이 3.30이상’이라는 자격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뒤늦게 시작한 만큼 나름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진승연쓴?주전공생들에 비해 실기 경험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전 경험이 적어 무대에 설 때가 가장 떨려요. 어릴 때부터 성악을 전공한 친구들보다 부족한 실력을 메꾸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건반악기 중 오르간을 복수전공하는 김신희(중문·02)씨는 11학기 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교를 오래 다녀야 하는 것이 좀 힘들긴 해요. 음대 전공이수학점이 60학점이나 되고, 전공실기를 반드시 8학기에 거쳐 이수해야 하거든요.” 조소를 부전공하는 장수혜(국문·04)씨는 국문과와 다른 수업·평가방식을 꼽는다. “결과물 뿐만 아니라 한 학기 동안 작품을 만든 과정도 평가받기 때문에 벼락치기란 있을 수 없어요. 평소에 꾸준히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틈틈이 밤도 새야 하고요.”

이들을 바라보는 교수들과 주전공생들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박민희(회화판화·04)씨는 “늦게라도 자신의 적성을 찾아 원하는 공부를 하는 이들과 같이 공부하면 수업 분위기도 더 활기차고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려온 우리들은 어찌 보면 더 틀에 박혀있는 것 같다”며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들을 보면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원인종 교수(조소과)는 “타전공생들이 예술 과목을 공부함으로써 학문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부·복수전공 이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홍양자 교수(체육과학과)도 “스포츠 경영·스포츠 외교 등 스포츠는 다양한 학문과의 연계가 가능한 만큼 스포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와서 많은 것을 배워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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