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김명화, 탤런트 서민정, 아나운서 오유경의 공통점은?

매일 저녁 교정에 울려 퍼지는 농악 소리가 시끄럽지 않은 것은 그것이 대학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생의 특권’이 아닐까. 우리 학교에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발견한 선배들을 알아봤다.

“‘총연극회’라는 마약에 중독돼 결국 극작가가 됐어요.” 극작가 겸 연극 평론가인 김명화(교공·90년졸)씨는 지금도 이 ‘마약’에 빠져있다. ‘총연극회’ 출신인 그는 졸업 후 허생을 페미니즘적으로 비판한 ‘허생의 처’를 무대에 올려 극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극작가로 데뷔한 지 2년 뒤, 김씨는 극단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현실 속의 미래 진단’으로 연극 평론가로 등단했다. 그는 “극작가·연극 평론가 ‘김명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총연극회에서 쌓았던 경험이 탄탄한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꿈을 이루고자 재학 당시 직접 동아리를 만든 사람도 있다. 바로 영화사 비단길 김수진(영문·89년졸) 대표다. 그는 영화 ‘음란서생’을 제작해 꿈을 이루기도 했다. 자신의 꿈을 키워 사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사람들은 김명화·김수진씨 뿐만이 아니다. 이화 검도부는 국가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최송이(사체·99년졸)씨는 서울특별시 검도회장기종별 선수권 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쓴 유망주다. 역시 이화 검도부 출신인 박소용(사체·97년졸)씨는 검도부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화검도관’ 관장이 됐다. 그는 “대학에서의 동아리 활동은 내 생활의 전부였다”고 말할 정도로 동아리 활동에 대한 애정이 컸다. 이화 방송국 EBS는 연예인 서민정(법학·06년졸), KBS의 오유경 아나운서·소민정 기자 등 많은 방송인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바다 건너 해외에서 동아리 시절부터의 꿈을 펼친 사람도 있다. 박지선(과교·91년졸)씨는 천문 동아리 ‘폴라리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근무 중이다. 폴라리스 엄성윤 회장은 “출신 선배들은 후배들이 희망을 품고 열성적으로 동아리에 참가하도록 하는 일종의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전공보다 주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직업를 찾았다. 역사 기행 동아리 ‘이다’의 김지민 회장은 매달 1번씩 떠나는 역사 기행을 통해 진로를 결정했다. 김씨는 여행을 통해 우리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장래에 ‘문화재 홍보 및 보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총연극회 신정화 회장은 동아리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에 대해 배웠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힘들어하는 부원을 보듬는 방법·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공연 장소 선택과 같이 실무를 처리하는 방법 등을 알게 됐다. 신회장은 “포스터 한 장을 보고 우연히 가입한 동아리가 나를‘리더’로 바꿔놓을 지 몰랐다”며 총연극회 활동으로 직업을 바라보는 안목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풍물패 ‘액맥이’출신의 마당극 배우 오현정(조소·05년졸)씨는 “‘액맥이’에서의 활동이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동아리에서의 다양한 활동이 현재 종사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공모전이나 인턴에 기울어져 동아리가 설 곳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대학생이라면 꼭 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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