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공기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화선지 위에 진한 묵 선으로 그려졌다. 먹으로 느끼는 빛과 시간의 모습은 어떨까.

오숙환 교수(동양화과)의 개인 전시회 ‘오숙환 개인전’이 4월24일(화)∼5월10일(목) 종로구 소격동 빛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인 ‘빛과 시공간’은 한국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신선한 주제다. 오 교수는 반복·중첩 등의 기법을 사용해 주제를 표현했다.
 
모든 작품의 제목은 ‘빛과 시공간’이다. 작가는 모래·빛·공기 등 자연의 세세한 움직임을 화선지 위에 먹으로 그려냈다. 빛은 검은 먹 사이로 드러난 화선지의 하얀색으로 형상화됐다. 화선지의 부드러운 촉감은 시공간을 나타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오 교수의 이번 전시회는 반복되는 무늬와 중첩으로 형상화된 작품이 주를 이룬다. 빛·바람 등 자연의 존재감을 구체적으로 그리고자 화선지를 겹쳐 붙이는 등 실험적인 시도도 했다. 그의 작품에는 흑과 백 단 두 개의 색만 공존한다. 그 단순함에서 보이는 역동성은 전통 수묵화의 발전 모습을 보여준다. 

불에 탄 자국이 남은 화선지를 중첩해 공기의 흐름을 표현한 작품도 눈에 띈다. 작가는 향으로 종이 끝을 태운 화선지 4∼7장을 겹겹이 붙였다. 우윳빛의 화선지는 공기 중에 부유하는 빛의 모습을 닮았다. 화폭 위에 그려진 먹빛의 모래무늬는 바람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겹겹이 쌓인 화선지와 그 위에 새겨진 모래무늬는 반복되는 시공간을 표현한 것이다.

오 교수는 오랫동안 빛·시공간 등 추상적인 개념을 한국화에 접목하는 시도를 했다며 “현대적인 한국화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국화에 친숙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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