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하영 기자
“교수보다 나이는 많지만 존경하는 마음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아요.” 이번 학기를 끝으로 54년 만에 학교를 졸업하는 서정애(사복·54)씨. 그는 금혼학칙으로 중도에 학교를 포기했던 49명의 재입학생 중 하나다. 재입학 후 5년 동안 그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여교수’였다.

젊은 시절 못 이룬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던 서씨에게 풍부한 학식을 지닌 여교수는 부러움 그 자체였다. 그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교수는 김말복 교수(무용학과)와 양옥경 교수(사회복지학과)다. “직접 쓴 책으로 강의하는 교수들이 얼마나 멋져보였는지 몰라요. 그 깊은 지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어서 눈 한 번 안 떼고 열심히 들었죠.”존경하는 교수를 좇아 공부에 몰두한 덕분에 그의 성적은 늘 B를 웃돌았다.

그는 교수가 아닌 ‘여자’로서도 그들을 존경한다. “교수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라는 막중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학생들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신 적이 없어요.” 엄마 역할이 얼마나 힘든지를 아는 만큼 그들은 서씨에게 같은 여자가 봐도 멋진 여성들이다.

앞으로 서씨는 전공을 살려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에 관한 강의를 할 계획이다. 그는 “노인들이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식을 전해주고 싶어요”라며 가르침을 받으며 느꼈던 그 기쁨을 다른 이에게도 나눠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때 더 큰 의미를 지니죠.” 73살 만학도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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