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하영기자

“나 이대 나온 개그맨이야.”곽현화(수학·05년졸)씨가 KBS 신인개그맨 공채 22기에 뽑혀 우리학교 출신 1호 개그맨이 됐다.

키 170cm·몸무게 53kg·오뚝한 콧날. 개그맨과 동떨어져 보이는 외모지만 말 한마디만 들어도 선입견은 금새 사라진다.“어우~ 저한테 뭐물어보시려구요? 학점은 절대 물어보지 마세요! 으하하하”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말투가 영락없는 개그맨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녹화가 막 끝나고 나오는 그를 KBS 본관 앞 커피숍에서 만났다.

곽씨는 요즘 생애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개그콘서트(개콘)‘개그전사 300’외에도 웃음충전소·폭소클럽에 출연하는 등 쉴틈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아우~ 오늘 한 끼도 못 먹었어요. 완전 배고파요.”개콘 녹화가 있는 수요일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두 번의 총 리허설 후 저녁 녹화에 들어가기 때문에 하루 종일 긴장의 연속이다. 녹화가 없는 금∼일은 아이디어 회의와 프로그램 완성에 열정을 쏟는다. 월·화요일은 이틀 동안 감독의 개그 지도를 받아 여러 차례 수정을 한다. 한 번의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수백 번 반복하고 고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개인기요? 제가 개인기 하면 재미없다고 꾸중들어요. 으흐흐”개인기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그가 어떻게 개그맨 공채를 한 번에 ‘철썩’붙을 수 있었을까. 그는 오디션에서 ‘은밀한 여교수의 매력’과 영화‘타짜’의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접목시킨 컨셉을 선보였다. 노련하게 여교수 개그를 연기하던 중 때마침 예능국장이 오디션장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그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너 왜 수업에 늦게 오니! 선생님이 늦지 말라고 그랬잖니.”예능국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강하게 쏘아붙인 곽씨의 순간적인 재치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남다른 순발력과 자신감이 개인기 없는 그가 개그맨이 된 비결이다.

개그는 노래와 춤·연기·유머 등 그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일이다. 예쁜 외모와 달리 다소곳하고 조용한 성격은 곽씨와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는“제가 망가지더라도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으면 희열을 느껴요”라며 특이한 표정을 짓는 것도 거침없다.

재학생 때는 수학과 과대표로 활동했을 만큼 활발한 학교 생활을 했다.“다양한 경험이 다 개그 밑천이에요”일상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되는 개그의 특성 때문에 경험이 중요하다고.

개그맨 이전의 방송 경력도 화려하다. 그는 대학교 4학년때 KBS MC 콘테스트에서 장려상을 수상해 방송계에 입문했다. 2004년 게임방송 퀴즈넷에서 ‘게임봐야지’(Voyage) MC를 맡아 2년 반 동안 진행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개그맨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개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곽씨. 그는 기회가 된다면 CF·쇼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기를 발산하고 싶은 소망도 갖고있다.
마지막으로 곽씨는 “방송 또는 개그맨에 관심 있는 후배들은 언제든지 환영이예요”라며 메일주소(tasty-hh@hanmail.net)를 공개하는 후배사랑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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