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월) 열린 ECC(Ewha Campus Center)설멸회에서 ECC의 내부 도면이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공개된 도면은 공간의 용도와 위치를 지정해 놓은 대략적인 스케치로 최종 배치도는 아니다. ECC 내부에 자리 잡을 구체적 시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 구성의 80%정도는 가닥이 잡힌 상태라고 한다. 크게 교육행정공간·문화복지공간·주차공간으로 나뉘는 ECC에는 24시간 스터디룸·공연예술극장·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ECC공간 배치는 공사 시작 이후부터 학내 구성원 모두의 관심사여다. 더 이상 새로운 건물을 올릴 부지가 없고 건물 내의 각종 시설이 포화된 상태에서 지하 6층, 총 2만평 규모인 ECC 착공은 공간 부족 문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학교 측은 ECC 공사가 시작된 후부터 각종 공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ECC 공사가 완료되면 해결된다"·"ECC 내에 부족한 공간을 확충하겠다"고 답해왔다. 그러니 학내 구성원들의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학생들은 과방·동아리방·공연장 등 학생 자치공간 확보를 바랐다. 그동안 학생들은 학생문화관의 동아리방을 사용하기 위해 기간마다 로테이션(교대)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팀 과제를 할 때는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거나 언제나 북적거리는 이화사랑 한 켠을 이용했다.

공간 활용이 결정됐는지 물을 때마다 "아직"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학교가 도면의 얼개를 공개한 것은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시설의 용도 등이 공개된 것이 무척 반갑다. 그러나 학생들이 공간 구성에 대한 의견 반영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공개와 참여를 요구한데 비해서 너무 늦은 답변이다. 앞으로 학교 측은 공간이 정확하게 확정디기 전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시설물·규모 등을 꾸준히 공개해야 한다. 학생들의 요구 반영을 위한 토론회 등 지속적으로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만일 많은 학생들의 요구와 어긋난 점이 있다면 학교는 기존의 방침을 바꾸는 과정에서 경제적 비용을 부담하게 되겠지만, 이는 애초에 학생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추진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학생들 또한 스스로 '대학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ECC 내부 공간배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가 있을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 당국에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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