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대학 강의를 바꾸다
멀티미디어, 대학 강의를 바꾸다
  • 김혜인 기자
  • 승인 200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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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PPT·시청각 자료 적극 활용, 학생들 노트북·디카 등으로 수업 내용 생생히 기록

허명 교수(과학교육 전공)의 ‘과학·삶·미래’수업은 영화관을 방불케 한다. 어려운 과학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과학 애니메이션 영상을 수업자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로 붙어있던 초기 지구인 판게아가 6개의 대륙으로 천천히 갈라지자,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부 학생들의 손길도 바빠진다. 멀티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교수와 디지털 기계 사용이 일상화된 학생들이 만나 색다른 형식의 수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업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멀티미디어 강의

‘과학의지형도’·‘소리문화와인간’ 등의 수업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다. 대륙이동설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판소리 명창의 공연 실황을 찍은 DVD 영상 등이 그것이다. ‘21세기문화와상상력’·‘세계와상징,예술표현의이해’에서도 강의 내용이 적힌 파워포인트 뿐아니라 영화·시·인터뷰 등 시청각 자료가 적절히 이용되고 있다.

‘디지털매체와예술’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윈도우 무비 메이커 등 각종 멀티미디어 장비를 이용한다. 이 수업은 여러가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영화·미술 등 예술이 거쳐온 변화 과정을 알아본다. 흑백 영화에서부터 DVD를 이용한 최신 애니메이션에 이르는 영화사를 디지털 매체인 영사기의 발달 과정으로 밝히는 등 디지털 매체와 연관된 주제들로 진행된다.

‘소리문화와인간’등 대규모 수업인 주제통합형 강의의 등장도 수업 방식을 변화시켰다. 조운조 교수(한국음악 전공)는 “140명∼15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듣는 강의에서 필기로 수업할 경우 뒷자리에 앉는 학생은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주제통합형 강의를 맡으면서 수업 방식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앞장서는 온라인 강의 

온라인 강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교육공학연구방법론’·‘생명·사회·정의’ 등 인터넷 강의에서는 파워포인트와 유사한 형태의 강의 장면이 컴퓨터 화면 왼쪽에 뜨고 강의 내용은 텍스트로 화면 오른쪽에 표시된 채 진행된다. 봉미미 교수(교육공학 전공)는 “학습자가 스스로 강의 속도를 조절하고 반복 청취할 수 있다”며 나레이션 형태의 강의를 텍스트로 출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캠퍼스도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수업 방식이다. 이번 학기 사이버캠퍼스 e­Class는 총 17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사이버캠퍼스는 동영상 자료·음악감상 및 영어 리스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사이버캠퍼스는 강의실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는 학생들간의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유용하다. 이성은 교수(초등교육 전공)는 “40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일일이 발표시킬 수 없기 때문에 토론방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나누도록 한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이론’ 03반 학생들은 사이버캠퍼스에 접속해 실질환율·GDP 등 경제 내용에 대한 객관식 퀴즈를 보기도 한다. 
                                                        
△수업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멀티미디어 장비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노트북·mp3를 활용하는 필기 방식은 교양·전공 강의를 망라하고 나타난다. 모든 강의를 PNP(Plug and Play)로 필기한다는 박주연(광고홍보·2)씨는 “손으로 필기하는 것보다 많은 내용을 단시간에 기록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유미(국문·2)씨는 “수업을 녹취하면 중요한 부분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좋다”며 특히 영어 강의를 들을 때에는 녹취가 필수라고 말했다.
‘서양미술의이해’ 등 미술관련 수업에서는 디지털카메라로 작품을 찍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김현지(영문·3)씨는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작품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다”며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장비의 유지와 기기 사용시 타인에 대한 배려의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차남희 교수는 “수업 방식은 계속 새롭게 변하는데 디지털 기기가 완벽하게 구비되지 않아 수업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봉미미 교수는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집단 과제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활발히 참여해야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계 사용시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 나세련(중문·3)씨는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은 사용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오히려 주변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은 교수는 “각 매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파악해서 강의의 내용 및 목적에 알맞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강의가 획일적으로 디지털화를 추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