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외래어, 알고 씁시다!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 중에 포커스라는 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표현은 ‘시사포커스’인 것 같다. 주지하다시피 이 표현은 ‘시사’(時事)라는 한자어와 ‘포커스’(focus)라는 영어를 붙여 만든 것이다.

이 영어의 어원은 라틴어 focus인데, 이 말을 본래 ‘난로’(hearth)나 ‘벽난로’(fireplace)를 지칭하던 말이었다. 추정컨대 옛날에는 날씨가 추우면 움막이나 집 안 한 가운데에 불을 피웠을 것이고, 사람들은 그 불 주위에 모여들었을 것이다. 이런 불과 집의 연계는 ‘집’을 뜻하는 불어 foyer가 focus로부터 유래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편, 16세기 수학자들이나 광학자(光學者)들은 이 단어를 ‘초점’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예컨대 1604년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는 자신의 책 Astronomiae Pars Optica 속에 이런 수학적 개념과 광학적 개념을 모두 차용하였다. 그러나 렌즈나 거울의 ‘연소점’(burning point)이라는 광학적 의미가 라틴어 focus의 ‘벽난로’라는 본래의 의미에 더 가까웠으므로 수학적 의미를 능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단어가 ‘에너지, 활동, 인력, 관심의 중심’이라는 보편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 전공)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