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포스코관에서 보낸다. 강의도 많이 들을 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및 모든 생활패턴이 포스코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포스코관에 못 보던 물건이 생기면 민감하게 관심을 갖게된다. 무인도서반납기, 컴퓨터실의 프린터 한 대, 매점 앞 소파까지… 학생들의 편리를 위한 물품들이기에 언제나 뿌듯하게 생각하곤 한다.

개강후 포스코관 지하1층에 변화가 생겼다. 엘리베이터 옆쪽에 대형벽걸이형 HDTV가 생긴 것.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좋아했지만 도대체 이것이 왜 이 자리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TV가 설치되고 한 달여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해답을 못 찾았다.

현재 그 HDTV는 아무런 목적없이 아무 채널의 프로그램을 상영하고 있다. 심지어는 선정적인 아침 드라마의 장면들도 눈에 띄었다. 내용뿐만 아니라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TV를 집중하고 보는 학생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간혹 쉬는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눈길이 갈뿐이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동아리의 홍보영상을 상영한 것 외에는 잘 활용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기자재라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했으면 한다. 좀 더 효율성있게 이용하자는 것이다. HDTV 이용과 관련해 담당자를 지정해 일정한 시간에 적당한 프로그램을 선별해 방송됐으면 한다. 예를 들어 시간대별 뉴스 프로그램을 상영한다든지, 아니면 교내 소식을 알아볼 수 있는 자막을 제작해 보여준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효용성있게 이용 될 것이다. 바쁜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교내 소식을 알려줄 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교내에는 영상제작 동아리가 많다. 그들의 작품을 편성하여 상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상을 관람하는 학생들도 같은 학교학생의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공감 영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포스코관을 이용하는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값비싼 기자재가 별다른 목적없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학생들의 반발도 심할 것이다. 이번에 설치된 HDTV가 최첨단 강의동인 포스코관에 알맞게 사용돼 무용지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은규(방송영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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